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이어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점화됐다. 민주당은 16일 서울 순회 경선을 통해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넘긴 문 후보를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미 한 달 전 대선 후보로 선출된 새누리당 박 후보와 대선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유력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우 민주당 후보 확정 이후 대선출마 입장을 발표키로 한 만큼 이르면 이번주 중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초반전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3각 경쟁 체제로 시작될 전망이다. 양 당의 후보가 확정되고 안 원장도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대선 정국도 크게 요동칠 것이 자명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물론 안 원장 측도 대선을 위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3자간 경쟁은 더욱 뜨겁게 전개될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대선 경쟁이 정치권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는 정치적 논리와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의 요구와 국민의 기대와 국민의 소망을 우선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껏 우리나라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도 민심을 온전히 헤아려 담아내지 못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선 정국을 바라보면 기대보다 실망과 걱정이 앞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비전을 내놓기보다 검증을 빌미로 경쟁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야권은 박 후보에 맞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문 후보와 안 원장간 후보 단일화를 도모하고 있다. 과연 이같은 흐름들이 민심을 담아내고 민심의 기대와 요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과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같은 검증을 앞세워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고, 음해하고, 비방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에 대한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는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해에 치중한 검증 아닌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나 문 후보나 안 원장 모두 현 단계에선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고 할 수 없다.

지금부터 국가 발전과 국민 복리증진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통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키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민심을 제대로 헤아릴 줄 아는 명민한 통찰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경쟁 후보를 깎아내려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한국 정치는 또 다른 퇴보와 불신만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선 때마다 국민들이 원하고 소망하듯, 이번 만큼은 퇴임 때까지 민심을 헤아려 이 나라를 이끄는 성공한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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