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그때였다
창백한 은사시나무 사이로
포개고 앉은 가을산이 움찔거리고
바람이 제 소리를 낸다
휘어진 길을 노젓듯 덜컹거리며
열려있는 가을 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저수지에 담긴 산그림자가 유난히 길어보이고
물수제비 소리에 소금쟁이 화들짝 놀란다
앞서가던 오리 떼 날갯짓이 빨라지고
느닷없이 찾아 든 불청객이 놀랐을 낙엽
어깨에 묻은 가을을 슬쩍 내려 놓았다
동양일보TV
그때였다
창백한 은사시나무 사이로
포개고 앉은 가을산이 움찔거리고
바람이 제 소리를 낸다
휘어진 길을 노젓듯 덜컹거리며
열려있는 가을 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저수지에 담긴 산그림자가 유난히 길어보이고
물수제비 소리에 소금쟁이 화들짝 놀란다
앞서가던 오리 떼 날갯짓이 빨라지고
느닷없이 찾아 든 불청객이 놀랐을 낙엽
어깨에 묻은 가을을 슬쩍 내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