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4개 상륙…북태평양고기압 세력 탓

 

16호 태풍 산바(SANBA)가 17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15호 볼라벤(BOLAVEN), 14호 덴빈(TEMBIN) 등 연달아 발생한 태풍 세 개가 모두 한반도를 강타하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태풍에 대한 관측기록이 남아있는 1904년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3년 5호 오펠리아(OFELIA)와 6호 퍼시(PERCY), 7호 로빈(ROBYN)이 우리나라에 나란히 영향을 미치긴 했다. 그러나 오펠리아의 경우 일본에 상륙해 한국이 직접 영향권에 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1976년에는 11호 윌다(WILDA)와 12호 아니타(ANITA), 13호 빌리(BILLIE)가 한국에 영향을 줬지만 한반도에 근접할 당시 윌다와 아니타는 열대저압부, 빌리는 온대저기압 상태여서 태풍의 자격이 없었다.

태풍 산바(SANBA)는 또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한반도 땅을 밟은 태풍으로 기록됐다.

한 해 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것은 1962년 이래 50년 만이다.

지난 7월 카눈(KHANUN)이 수도권을 관통하면서 올해 들어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태풍이 됐다. 카눈은 1995년 재니스(JANIS) 이후 서울에 가장 근접한 태풍으로도 꼽혔다.

지난달에는 볼라벤이 북한 황해도 지역에 상륙한 데 이어 뒤따르던 덴빈 역시 전남 해안으로 올라와 내륙을 가로질렀다.

4개 이상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해는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해는 조안(JOAN)ㆍ노라(NORA)ㆍ오팔(OPAL)ㆍ에이미(AMY)가 나란히 상륙한 1962년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서해안으로 상륙해 동해로 진출한 기록도 갖고 있다.

1933년과 1925년, 1914년에도 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다.

역대 태풍이 가장 많이 상륙한 해는 1922년으로 모두 5개가 한반도 땅을 밟았다.

지난 7월 제주도와 남해안에 영향을 미친 담레이(DAMREY)를 포함하면 올해 들어 모두 5개의 태풍이 한국에 영향을 줬다.

평년에는 3.1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영향권에 둔다.

올해 발생한 태풍은 산바까지 모두 16개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데도 우리나라를 비교적 자주 찾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이 유난히 강하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이삭>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