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볼라벤, 덴빈에 이어 16호 태풍 산바(SANBA)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유독 생소한 이름의 태풍이 많아 그 유래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현재의 태풍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이었다.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의 고유한 이름을 쓰면서부터였다.

그 전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이었다. 당시 호주에서는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여 "OOO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예보했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붙이다가 1978년 이후부터 남녀의 이름을 번갈아 썼다.

현재 태풍 이름은 아시아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140개를 토대로 28개씩 5개조를 만들어 순환해 사용한다.

최근 발생한 덴빈(천칭자리를 뜻하는 일본어), 볼라벤(라오스 고원 이름), 산바(마카오 지명)는 1조에 속했다.

연간 30개가량 태풍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이름이 한번 사용되는데 4~5년이 걸린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큰 피해를 남긴 태풍 이름은 퇴출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출한 나비는 2005년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줘 독수리로 대체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루사, 매미도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퇴출됐다.

한국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했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북한에서도 10개의 이름을 내 상대적으로 한글 이름의 태풍이 많다는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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