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와 각 시군이 시행하고 있는 인사교류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공직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교류 대상자들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겉도는 현상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사교류는 행정서비스 격차 축소와 도·시·군 간 상호 협력체제 강화, 우수공무원 육성 및 활용촉진 등이 목적이다.

개인적으로는 근무경험 확대에 따른 능력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적으로는 상호 기관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 생산적이고 탄력적인 인사관리, 도·시·군 간 정보공유, 상호 협력적 관계형성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 최근엔 우수 인력자원의 교류 활성화로 조직의 생동감을 확보한다는 인사교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청주를 중심으로 한 중부권 일부 시군에 제한돼 있고, 북부권은 교류 희망자가 없어 인사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낙후된 시군으로 가면 인사교류활성화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심각해 불만이 높다.

도 인사교류 대상자들은 시군 근무기간 동안 자신의 특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그저 쉬다 오거나 교류기간만 때우면 된다는 식이다. 지자체 인사교류자들도 도 공무원들과 융화되지 못한 채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읍·면·동과 같은 지역 최 일선 행정경험 부족과 지역실정 파악이 어려워 잦은 마찰을 빚는 등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은 게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낙후지역 지자체의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교류기간이 지나면 다시 도나 시·군으로 복귀하게 돼 책임감과 소속감도 떨어진다.

공무원들의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우수 행정을 접목시키기 위한 인사교류가 안식년을 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공무원에게 다양한 근무기회를 제공하고 인사교류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 방안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방자치시대에 균형발전을 위해 공무원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지방행정의 주체인 공무원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힘과 지혜를 모으느냐에 따라 지역사회 발전의 성과는 달라진다. 낙후되고 고령화된 농촌지역일수록 공무원이 수행하는 행정적·사회적 역할은 더욱 크다.

공무원들이 지역에 대한 강한 애착과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가져야 적극적 업무추진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언제든지 떠날 준비만 하고 있다면 효율적이고 열정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사교류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도는 현 인사교류시스템이 자치단체 간 공정한 인사교류의 원칙을 담보하고 있는지, 지역에 따라 인사교류의 역기능과 역효과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점검하길 바란다.

또 지방자치단체 운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무원 임용이나 인사교류 시 제한의 강화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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