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손때 남은 유일한 건물" vs "70년 지나 붕괴 위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충주시 호암동 충주중학교(교장 오문균) 옛 강당이 철거될 위기에 놓이자 동문 사이에 찬반으로 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교육청과 충주중에 따르면 올해 5000만원을 들여 옛 강당(340㎡)을 철거하고, 3층 규모의 신축 건물을 지어 급식소와 각종 특기 적성교육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은 이미 건물 신축을 위한 설계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해 12월 중 옛 강당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 학교 일부 동문은 "3만여 동문의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건물이자 반 총장의 손때가 묻은 유일한 시설물을 철거하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2008년 12월 충주중 다목적교실 준공식 때 공개적으로 옛 강당을 보수해 교육 역사관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를 이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당시 "다목적교실 준공된 만큼 낡고 허술한 옛강당은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동문과 반 총장의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이 건축물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보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은 "반 총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유일한 건물인데 학교와 도 교육청이 신중하게 동문과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강당을 보수, 역사관이나 반기문 기념관으로 활용하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어진 지 70여년이 지나 낡고 붕괴 위험마저 있는 옛 강당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문도 있다.

총동문회장을 맡은 새누리당 윤진식 국회의원은 "최근 동문회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옛 강당을 철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며 "다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문균 교장은 "1940년 지어진 강당이라 오래되고 낡아 붕괴 위험이 크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철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충주/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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