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준공된 상수도 관로 3년째 방치

 

청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이하 수공)가 3년째 ‘물 값’ 공방을 벌이고 있다.

수공은 국비 등 72억원을 들여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청원군 남이면 2.9km 구간 지하에 지름 900mm의 광역상수도 관로 연결 공사를 착공 2년6개월만인 지난 2010년 4월 준공했다.

이 사업은 ‘금강북부권(Ⅰ) 급수체계 구축사업 청주계통’이라는 사업 명칭으로 진행됐다.

시와 수공은 이 관로를 통해 대청댐 물을 청주시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로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준공 이후 한 번도 가동되지 못한 채 땅속에서 방치되고 있다.

‘물 값’을 둘러싼 시와 수공의 갈등 때문이다.

수공에 따르면 시가 대청호 문의취수탑에서 물을 끌어다 정수해 사용하던 지난 2000년대 초 대청호 녹조로 인해 청주지역 수돗물에 냄새가 발생했다.

시는 이 무렵 수공이 추진하는 광역상수도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기존 관로에서 2.9km만 연결하면 조류 영향을 덜 받는 수공의 현도취수탑 물을 시민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에 따라 시와 수공은 지난 2003년 3월 취수원 전환 협의를 시작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다.

양측은 이후 기본협약과 청주계통 적용요금 협약을 맺었고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런데 시설 준공 후 시가 물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태도를 바꿨다.

수공이 수돗물을 사용하라고 요청하자 시는 “애초 물 값을 댐 용수 기준인 t당 47.93원이 아니라 광역상수도 원수 요금(t당 213원)으로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공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공은 협약 불이행을 이유로 의무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 지난 2011년 8월 3억6600만원의 배상금을 시에 요구했다. 배상금 액수는 현재 7억4700만원으로 늘어났다.

수공은 최악에는 소송을 통해 투자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는 수공의 배상금 주장에 수긍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수공이 제공하는 요금이 너무 비싸고, 비상시에만 사용하는 비상관로여서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문의취수탑 물을 부족하지 않게 쓰고 있고, 정수 기술 발달로 조류가 발생해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비상시에 사용할 목적으로 준공한 수공의 관로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 물을 수돗물로 사용하면 청주시의 상수도 요금도 올라가야 한다. 당초 물 값이 너무 높게 책정된 만큼 재 협약을 통해 현실에 맞는 물 값 책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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