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가해학생 처리 경미하자 결국 경찰에 고소
피해자는 운동포기·자살 충동…학교측 “조사 후 엄벌”

 

 

 

 

 

청주지역 모 고등학교 운동부 학생들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폭력을 일삼아 피해 학생이 정신치료와 함께 견디다 못해 경찰에까지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청주 A고교에 재학 중인 B(1)은 이 학교 운동 특기생으로 활동하며 선배들로부터 신체폭력과 괴롭힘,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했다.

B군은 선배들에게 우산으로 머리를 찔려 상처가 나고 목에 빨간 손자국이 남을 정도의 목 졸림을 당했으며 샴푸를 풀은 물을 눈에 강제로 넣어 고통을 받았다.

선배들은 신체적인 폭력에 그치지 않고 밀폐된 장소에서 B군에게 자위행위를 시키는가 하면 중요한 부위에 치약을 바르고 콜라로 자극을 주는 등 성적 수치심까지 느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이 이처럼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받자 B군의 부모는 학교에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고, A고교에서는 지난 5일 학교폭력자치위를 개최했다.

학교폭력자치위에서도 B군의 피해 사실을 인정해 가해학생의 서면사과와 함께 가해학생 특별교육 10, 가해학생 부모 특별교육 5시간,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과 협박, 보복행위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B군과 B군의 부모는 학교폭력자치위의 조치에 불만을 갖고 가해학생의 전학조치를 원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결국 경찰에까지 고소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B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4년간 운동을 했고, 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운동을 포기하면서 인생이 틀어지게 생겼다학교에서 그 선배들과 운동하기는 커녕 마주치는 것조차 무서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선배들에게 시달리면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자살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너무 억울하고 분한데 학교에서는 좋은 쪽으로 해달라며 아들에게 합의 이야기도 했다고 하는데 황당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후배 지도 차원에서 폭력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운동을 해 왔던 피해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고 계속 운동을 해야 하기에 시간을 조정해 선배들과 접촉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운동부가 해체되는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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