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공주의 한 아파트에서 고교생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경찰은 숨진 박모(17)군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20일부터 학생과 교사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박재룡 공주서 수사과장은 "(박군의 죽음과) 몇 명이나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상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폭력 행위가 얼마나 있었는지 파악이 되는 대로 필요한 학생, 교사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조사 대상은 우선 학교 측 자체조사에서 박군을 집단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동급생 3명과 박군이 앉는 의자에 접착제를 붙이는 등 괴롭힌 적이 있는 학생 5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조사를 벌인 학교 측은 박군이 동급생으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렸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학교나 자택에서 학생들을 조사한 뒤 폭력 행위가 확인될 경우 피의자 자격으로 경찰서로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박군이 "중학교 때 동급생들에게 집단으로 괴롭힘을 당해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학교 폭력이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장을 찾은 교육청 관계자에게도 "학교폭력 의혹이 많은데 왜 제대로 조사하지 않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학교 측은 박군이 심리 불안으로 중학교 때부터 수차례 상담을 받은 적이 있고, 친구들에게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박군은 가족에게 부모님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메모와 친구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중학교 2학년 시절의 흑역사(어두운 과거)가 밝혀져 장래가 없다. 별생각 없이 (나를) 이렇게 내몬 그들을 미워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긴 채 18일 오후 10시20분께 신관동의 한 아파트 22층과 23층 사이 계단에서 투신해 숨졌다.<공주/류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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