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아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20일 박정희 정권과 관련해 "법과 절차를 넘어선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정희 시대에 우리의 산업의 근간이 마련됐지만 이를 위해 노동자, 농민 등 너무 많은 이들의 희생이 요구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의 딸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 후보는 "산업화 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그런 성찰이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고난과 헌신을 기억한다. IMF 환란위기에서 IT 강국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졌던 그 노력도 기억한다"며 "그러나 애써 내디딘 남북관계의 첫발은 국론분열과 정치적 대립 속에 정체돼 있다. 경제위기는 넘어섰지만 양극화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우리 역사는 정치인의 잘못을 국민이 감당하고 극복해 내는 과정이었다"며 "이제 우리는 대통령이 앞장서고 국민이 뒤따라가는 시대를 넘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과거의 성과에서 또 배우고 계승해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역사에 공과(功過)과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을 맡은 모든 분들이 현충원을 참배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역사를 배우려는 마음가짐, 공과 과를 계승하고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장군들뿐 아니라 무명용사까지도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주인공이다"며 "우리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다"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쌍용차 청문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며 희망을 만드는 일에 모두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소망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도착,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총리 묘역과 사병묘역, 학도무명용사탑을 찾아 1시간20분에 걸쳐 참배했다.

현충원 참배에는 박선숙 선거총괄역과 조광희 비서실장, 정연순 유민영 공동대변인, 이숙현 부대변인이 동행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