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자본을 앞세운 대형유통매장의 지역 상권 잠식이 심각해지면서 전통시장과 골목 슈퍼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자치단체와 지역경제계를 중심으로 지역 상권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역상권이 부활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욕구와 관심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정책적인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지역 상권 스스로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터미널 시장이 그 좋은 예다. 가경터미널 시장은 단순한 시장 기능을 넘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자 상인이 DJ로 활동하며 하루종일 시장 내에 음악으로 활기를 돋운다. 과거 음악다방을 찾은 느낌을 선사해주고 있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노래 신청도 가능, 고객들의 흥미를 촉발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예술공동체의 기획을 통해 전통시장을 시민 참여형 문화·놀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시장 축제를 열고, 대중음악에서부터 국악, 풍물놀이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광고도 UCC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던 고객들은 이같은 전통시장의 새로운 변화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을 다시 찾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시장상인들은 이같은 시장의 변화 이후 종전보다 2~3배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시장에 불어닥친 신바람이 상인들에게도 신바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성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능했다.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는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소비패턴의 변화다.

이 시장은 이같은 고객들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 문화예술과 젊음이 생동하는 시장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었다.

전통시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전통시장에도 많은 볼거리와 재미가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노력 덕에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매출도 크게 올랐다.

이런 가경터미널시장의 변화는 많은 전통시장과 지역상권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외부 지원에 의존한 채 자구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결코 대형매장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을 팔아도 이를 사갈 고객이 찾지 않는다.

소비패턴의 변화와 고객 욕구를 면밀히 파악,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발현해내는 노력이 절실하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야 상품을 팔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유입을 위한 다양하고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가경터미널시장의 변화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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