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내 고 김근태(GT)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대선 정국에서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민평련은 당내 대선 경선 때 후보들의 숱한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연대 대상으로 떠올랐고, 손학규 경선 후보를 지지후보로 정해 다른 후보를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경선 이후에도 민평련의 위세는 두드러진다. 문재인 대선 후보가 24일 발표한 5명의 인선 중 4명이 민평련 소속이다.

노영민(후보 비서실장), 이인영(대선 기획위원), 우원식(캠프 총무본부장), 진성준(대변인) 의원이 모두 요직을 차지한 것이다. 경선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이목희 의원까지 포함하면 문 후보 캠프 내 민평련 인사는 모두 5명이다.

특히 이인영 의원은 경선 기간 리틀 GT라는 상징성과 추후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때 역할을 염두에 두고 중립지대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이날 문 캠프 합류가 남달라 보인다.

민평련의 약진은 모임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민평련은 김 상임고문이 민주화운동을 할 때 동고동락한 인사를 중심으로 뭉친 정파모임으로, 현역의원 21명, 원외위원장 13명 등 당내에서 친노(친노무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세력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에서 정체성과 가치 중심으로 뭉친 개혁적 그룹이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강한데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책노선을 놓고 갈등을 빚기까지 해 민평련을 끌어안을 경우 문 후보의 용광로 선대위 구상을 부각할 수도 있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GT계 인사들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속속 합류함에 따라 민평련이 문-안 두 후보로 양분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민평련을 중용할 필요성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민평련 역시 문 후보 확정 후 "민주당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은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문-안 두 후보 사이에서 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중립지대를 희망했던 이인영 의원이 문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도 이런 시각을 부담스러워한 결과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민평련 소속 한 의원은 "민평련 회원 중 안 후보 캠프로 간 인사는 박선숙 전 의원 한 명이고 나머지는 범GT계이지, 민평련 회원은 아니다"며 "지금은 문 후보의 경쟁력과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는 일이 민평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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