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든 조직은 기업이든, 국가든 그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다테마에(建前.겉치레)가 있기 마련이고, 그 다테마에끼리 부딪힐 때도 있습니다"
곤도 세이이치(近藤誠一.66) 일본 문화청 장관은 29일 일본 도쿄의 신주쿠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한일 축제한마당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갑자기 다테마에 얘기를 꺼냈다.

독도 갈등으로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도쿄에서 양국 화합을 위한 한일축제 한마당이 29일 개막했다. 일본어에서 혼네(本音.속마음)와 구별되는 다테마에는 겉치레나 체면을 뜻한다.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 등을 거친 전문 외교관 출신인 곤도 장관이 거론한 다테마에의 충돌은 다름 아니라 최근 독도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을 가리키는 게 분명했다.

곤도 장관은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반드시 TV나 신문이 상대국의 나쁜 측면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은 이것만 보고 상대국을 나쁜 국가라고 착각한다"며 "하지만 친구가 많이 있다면 그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안심할 수 있고, 그 친구들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며 양국 관계가 어려울 때일수록 축제 등 다양한 교류를 통해 친구를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날 행사에 앞서서도 한일 갈등의 여파로 일본 내 반한 세력이 시위라도 벌여 행사를 망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큰 문제 없이 개최됐다.

일본측에서도 왕족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비(妃)와 곤도 장관, 가토 도시유키(加藤敏幸) 외무성 정무관,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 하쿠 신쿤(白眞勳) 민주당 의원 등이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신주쿠문화센터에서 열린 나인뮤지스 등 한류 스타의 공연이나 한국 가요(K-POP) 부르기 일본 본선 대회 등은 한류 팬들이 몰려 만원 행진을 이어갔다.

부근 오쿠보(大久保) 공원에서 열린 한일 식품 전시 행사에도 무더위 속에서도 수백명 인파가 몰렸다.

비상(飛翔)을 주제로 열리는 한일축제 한마당은 내달 2일까지 나흘간 신주쿠 신오쿠보 일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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