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연일 혹독한 검증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을 높여 나가던 안 후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다운계약서 논란, 논문 표절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을지로4가 총알탄 택배를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시의 고령자기업 육성지원 사업으로 운영중인 총알 탄 택배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택배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신문, 방송 구분없이 언론의 검증 보도가 이어지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을 만큼 안 후보 진영은 예민한 상태다.

유민영ㆍ정연순 대변인은 지난 1일 MBC가 안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하자 즉각 논평을 내 "보도 내용은 사실을 확인해 보지 않은 철저한 왜곡이며 캠프에 대한 취재 내용도 명백한 거짓이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묵과할 수 없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금태섭 상황실장은 2일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보도내용을 반박했다.

MBC는 안 후보가 1990년 서울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과 1988년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서모 교수의 학위논문을 비교하면서 "안 후보가 인용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채 서 교수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을 거의 옮겨쓰다시피 했다"고 보도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MBC의 사전 취재에 "표절로 볼 수 없다"는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인 이석호 교수의 의견을 전달했는데도 무책임하고 편향적인 보도가 나왔다면서 "이렇게 보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네거티브를 포함해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는 앞으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 이후 안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간의 격차가 좁혀진 추석이후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여권의 안 후보 흔들기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지난 1일 여론조사를 보면 박-안 후보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는 47.4%를 얻어 박 후보(44.7%)를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섰다.

다만 두 후보간 격차는 지난달 21∼22일 조사 때의 8.7%포인트에서 2.7%포인트 차로 좁혀져, 검증 공세가 안 후보의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검증 공세에 대한 안 후보 측의 대응은 향후 그의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이 검증의 파고를 잘 헤쳐나간다면 오히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국정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치력과 경험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후보 검증과 관련해 "국민이 안 후보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을 판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공세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생긴다면 기성 정치권이 도리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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