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10월 6일) 독일 본대학교에 근무하는 교수님을 모시고 특강을 했다. 독일의 다문화정책과 실패에 관한 내용을 듣고 한국이 고쳐야할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독일에서 이중언어 사용자를 우대하는 정책이 왜 성공했는지에 대한 강연은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다. 의사소통은 문학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의대에도 필요하고 법대에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인 자녀 중 독일어와 한국어에 능한 학생이 입학에 특혜를 받는다고 하였다.

오늘은 논점은 먼저 독일에서의 다문화정책의 실패에 관해 알아보고 한국적 다문화사회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이주민이 “내집처럼 편안하게(100% Zuhause)” 느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독일이 왜 실패를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는가? 독일에는 현재 이주민이 많이 들어왔고, 특히 아랍계의 이주민이 많다고 한다.

다문화 사회는 잘만 하면 특수한 방법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나 잘못하면 폭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중동의 종교 편향적인 사고와 독일의 주체적인 사상이 만났을 때 심각한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독일의 이주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우선 돈으로 해결하려던 방법론의 잘못이다. ‘kindergeld라고 하는 것인데 아이만 있으면 수당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의 일환으로 국제결혼이 유행처럼 번졌던 적이 있다.

이들은 다행스럽게 두 자녀 이상 낳은 집안이 많아서 필자를 기쁘게 하였다. 저출산으로 힘든 세상인데, 외로움에 젖은 이주여성들은 가능하면 자녀를 많이 낳으려고 한다. 이런 경향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것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을 위한 정책 중 세 자녀 이상이면 수당을 주는 제도가 있다. 독일에서는 두 자녀면 직장에 다니니 다니지 않아도 되고, 세 자녀면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12세 이전에 입국한 자녀도 포함한다고 하니 어찌 보면 자녀에게 상당히 후한 혜택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터키의 여성들이 이를 잘 활용하여 입국 후 떵떵거리고 산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다. 다자녀의 생산만을 중요시하다 보니 종교적 갈등으로 폭동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종교적인 면에서는 아직 이런 경향이 없으나 갈등의 조짐은 처음부터 정책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실업수당의 문제다. 우리나라도 실업수당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오랜 기간 주지는 않지만 독일에서는 이른바 ‘Hertz Ⅳ’라는 법으로 계속해서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이러한 현실은 실업자를 양산하여 국가를 어렵게 만든다. 이로 인하여 이주민들이 이를 하지 않고 수당만 받아서 본국으로 보내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였다.

독일에서는 독일인과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어도 영주권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남편의 능력이 부족할 때 영주권을 주지 않는다. 3년 동안 수시로 담당자가 방문하여 위장결혼을 했으면 남편은 벌금을 내고 부인은 즉시 추방된다. 이를 악용하여 3년이 되기 직전에 이혼하는 나쁜 독일인도 있다고 한다. 이주민은 관청의 방문을 거절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 놓았다. 비자와 돈을 무조건 주는 것을 반대하는 논쟁이 시작되었다. 실직수당이 이주민들의 맥주값만 보태준다(bezahlt mein bier)는 포스터까지 그려서 실직수당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이고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충분한 연구와 인식의 전환 및 제도적 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나라의 발전과 행복은 생각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제도가 뒷받침이 되었을 때 더욱 빨리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