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이 정자의 유영을 멎게 하는 방법을 발견, 남성피임약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

모나쉬(Monash) 대학 생의학대학의 모이라 오브라이언(Moira OBryan) 박사는 정자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차단해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가지 못하고 팔딱거리게만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정자의 꼬리로 조향장치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축사(軸絲)에 단백질 연료를 공급하는 쥐의 유전자(RABL2)를 변이시킨 결과 정자의 꼬리 길이가 정상보다 17% 짧아지고 정자생산도 50% 줄었다고 오브라이언 박사는 밝혔다.

이 유전자가 변이된 숫쥐들은 생식활동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나 정자가 유영을 하지 못해 수정능력을 상실, 새끼를 갖지 못했다.

이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변이시키지 말고 유전자의 발현만 억제하는 약을 개발하면 이상적인 남성피임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오브라이언 박사는 말했다.

남성피임약은 영구불임 시켜서는 안 되고 필요할 때 생식기능 회복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이 유전자는 뇌, 간, 신장 등 다른 기관에도 있기 때문에 고환에 있는 유전자에만 작용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오브라이언 박사는 강조했다.

현재 개발 중인 남성피임약 가운데는 한 달에 한 번 둔부에 주사하는 주사제가 있다.

이 주사제는 2가지 뇌 화학물질을 억제해 정자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중국에서 1천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95%의 피임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욕저하, 기분변화, 여드름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어 임상시험 참가자의 3분의 1이 중도탈락 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유전학(PLoS-Genetics)에 실렸다.<연합뉴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