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통합ㆍ쇄신 수평형, 문 바람개비형, 안 열린 네트워크형

12.19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여야 대선후보들의 본격적인 진용 대결이 시작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1일 중앙선대위 인선을 사실상 완료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역시 선대위 및 캠프의 골격을 상당 부분 구축한 데 따른 것이다.

●대선진용 3인3색 = 각 후보의 진용은 대선주자들이 읽는 시대정신과 철학이 투영됐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후보들의 독특한 색채만큼이나 진용도 모양새를 달리 한다.

향후 정책ㆍ비전, 주요 현안을 둘러싼 후보간 정면대결에 앞서 진(陣)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근혜 후보는 굵은 어젠다를 중심으로 수평적 선대위를 구축했다.

국민대통합위, 정치쇄신위, 경제민주화 등을 다룰 국민행복추진위 등을 중앙선대위와 함께 일직선 상에서 전면 배치했다. 여기에 공약위원회도 만들어졌다.

총 5개의 위원회가 박 후보를 지탱하는 기둥으로 만들어진 모양새다.

박 후보는 이들 5개 위원회 중 국민대통합위와 공약위의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 국민대통합이 시대정신임을 거듭 확인하는 동시에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뜻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정치쇄신은 재삼 강조할 필요 없는 시급한 과제고, 국민통합은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해 통합과 쇄신을 키워드로 중앙선대위 인선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문재인 후보의 진용은 바람개비형이다.

당 조직을 중심으로 한 `민주캠프, 정책ㆍ어젠다 중심의 미래캠프, 지지자 중심의 온ㆍ오프라인 캠프인 시민캠프 등 3개의 날개가 문 후보를 중심으로 포진한 형태다.

후보를 정점으로 한 기존 피라미드형의 선대위와는 달리, 바람개비형은 집단 협의와 토론, 나아가 분권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게 문 후보측 설명이다.

실제 문 후보 캠프의 인선은 문 후보가 낙점하는 게 아니라 각 캠프의 좌장급 인사들이 한데 모여 결정하고 이를 문 후보가 추인하는 형식이다.

안철수 후보는 `열린 네트워크형으로 다른 두 후보와 맞대결을 펼친다.

안철수 정신에 동참하는 누구나 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안 후보와 참모그룹을 수평적으로 연결,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의사결정구조와 집행구조를 일원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정당의 무거운 몸짓과 차별화해 후발주자로서 각종 현안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일사분란함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성식 박선숙 송호창 등 3명에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는 동시에, 복잡한 조직 대신에 팀장급으로 캠프를 꾸려가는 것도 그 일환이다.

●선거 실무사령탑은 = 박근혜 캠프의 실무 좌장은 `돌아온 친박(친박근혜) 김무성 전 의원이다.

박 후보는 이날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 전반의 실무를 지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4선 의원 출신인 김 전 의원이 친이(친이명박)ㆍ친박을 넘나드는 화합형 인사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데다,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받는 당내 조직을 독려하는데 적임이라는게 대체적인 평이다.

선대위 참여가 불투명했던 정몽준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격 합류한 것도 김 전 의원의 막후 역할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캠프에서는 선거 실무를 총괄할 좌장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공동 거버넌스형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1인의 좌장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ㆍ시민ㆍ미래캠프 등 3개의 캠프도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꾸려졌다. 민주캠프의 경우, 김부겸ㆍ박영선 공동선대위원 등 7명으로 집단협의체제가 만들어진 게 대표적 사례다.

다만 노영민 후보 비서실장이 각 캠프의 결정내용 등을 취합, 후보에게 보고하는 전달자 역할을 맡고 있다.

안철수 캠프는 다양한 계파의 인사가 한데 모인 `공동 좌장 체제다.

새누리당 출신인 김성식 전 의원, 김대중 정부에 뿌리를 둔 박선숙 전 의원, 국회의원 중 친안철수를 대표한 송호창 의원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역할분담을 하기보다 협업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게 안 후보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후보와 3명의 공동선대본부장이 함께 협의하는 구조가 안착됐으며, 후보는 이들에게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한 상태"라며 "소리나지 않는 일사불란함이 특징"이라고 말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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