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주도권 경쟁에서 연일 고삐를 당기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주 정당후보 우위론을 내세워 안 후보를 견제한 이래 경제민주화 3자회동 및 공동 정치쇄신위원회 구성 제의에 이어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론까지 제기했다.

안 후보는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정책경쟁을 벌일 때라며 거리를 두고 있지만 문 후보 역시 쉽게 물러설 태세가 아니다.

문 후보는 15일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단일화가 될 때까지 저와 안 후보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정당후보론, 무소속 후보론, 각자 자신의 장점 경쟁은 너무나 당연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공동 정치혁신위 구성 제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날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는 "정치혁신은 문-안 두 후보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만들어가야할 과제"라며 "단일화 압박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이 문제만큼은 진정성있게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이 단일화 이슈를 계속 끌고가는 것은 단일화 자체의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향후 단일화 구도에서 유리한 흐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캠프 내에서는 지난 주초 안 후보가 정치쇄신 이슈를 제기하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올랐지만 이후 안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이 나오고 송호창 의원의 `안철수 캠프행이 나온 뒤 안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소속 대통령론이나 송 의원의 탈당 이슈는 후보 단일화를 예상하며 안 후보를 지지해온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을 최대한 문 후보 지지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단일화 이슈를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단일화를 둘러싸고 안 후보와 벌어진 논란이 문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인 셈이다.

여기에는 문 후보 측이 이달말께 단일화 논의의 개시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1~2주 간 지지율 추이나 여론의 흐름이 단일화 정국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캠프 내에서는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의혹,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란 등을 고리로 새누리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대선판에서는 `문재인 대 박근혜 양자 구도를 부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상호 단장은 "세 후보의 지지율이 당분간 보합세로 나타나겠지만 후보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때 크게 춤을 출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당장이 아니라 2~3주 후 지지율 등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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