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무 원장의 반려동물과 아름다운 동행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동양일보는 박헌무 충주 박동물병원 원장의 동물에 대한 전문지식과 수의사로서의 경험담을 담은 ‘박헌무 원장의 반려동물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매주 수요일 싣는다. <편집자>

언제가 수의사로서 글을 쓸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다뤄보고 싶었던 사연이 있다.

“과연 우리 주변의 동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다.

사람들 사이에 의사소통을 하듯이 동물들과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기에 또 하나의 신비로운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우주 저편을 볼 수는 있지만 가보지 못 한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수의사로 동물병원을 개원하여 십 수 년을 동물들과 동고동락을 해봐도 이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내가 경험한 진료 담을 하나 소개 할까한다. 적어도 동물들도 무언가 생각을 하며 살고 있으며 나름대로 주인과의 소통을 하고 있음을!

얼마 전 개원 초부터 단골로 동물병원에 오셨던 한 고객 분이 중독 증상을 보이는 푸들을 데리고 오셨다.

내용인 즉 자기 오빠가 키우던 강아지 인데 강아지 주인이 삶을 비관하여 음독자살을 기도하여 지금 중환자실에 있고 유일하게 키우던 개가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 시켜 며칠 치료를 하였는데 마치 농약을 먹은 듯 거품을 내 품고 몸을 떨면서 고통 어린 눈빛을 하고 있었다.

며칠 뒤 결국 그 주인은 세상을 떠났으나 마치 거짓말처럼 그 푸들은 그날부터 매우 빠르게 호전되어 이틀 퇴원을 하였다.

물론 개는 그 농약을 먹지 않았고 건강을 찾았지만 그 주인이 음독자살로 힘들어 할 때 곁을 지키던 개는 주인과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그때서야 건강을 찾았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혈액 검사 상 아무 이상도 없었고 단지 식욕만 없을 뿐이었다.

주인의 고통을 같이 느끼며 주인에게 받은 사랑을 그런 식으로라도 보답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비록 사람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우리가 개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그 누구에게 부여 받았는가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 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후 그 푸들이 다시 병원에 왔는데 훨씬 더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서 병원 스태프들이 모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 애완동물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정보나 지식 그리고 진료를 하면서 느꼈던 그런 경험들을 지면으로 옮겨 볼까한다.

 박헌무
△1967년 충주 출생
△수의사 면허 번호 7470
△경북대 수의과대학 졸업
△경북대 동대학원 외과학 수료
△1994년 삼양대관령목장 관리수의사
△1995년 충주 박동물병원 개원
△2007~2009년 건국대축산학과 겸임교수
(현) 박동물병원 원장, 충주시 공수의사 겸 유기견보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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