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행 하루 전날 결정"..극도 보안 유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1.5km 연평도. 북한 본토 해안선과 불과 12km 떨어진 곳이다.

쌍안경만으로 북한군 막사가 관찰될 만큼 최전방인 이곳을 이명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18일 전격 방문했다.

바로 전날까지 서북도서 방어 훈련이 진행된 연평도 해상은 이 대통령의 방문으로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

연평도가 북한의 해안포 사거리에 드는 만큼 이 대통령이 방문을 결정하고 나서 청와대에서도 극소수 참모만 일정을 준비하는 등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해상 100m 안팎의 저고도를 유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연평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가장 먼저 관측소(OP)에서 김관진 국방장관 등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은 후 쌍안경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통일이 될 때까지 우리 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포격 당시 포탄이 떨어진 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한을 향한 K9 포에 오른 이 대통령은 경계 중인 장병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준비하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해도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해서 늘 참았지만 이런 도발이 오면 반격을 여지없이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연평도를 벌써 오고 싶었지만 국방장관도 안된다고 했다"면서 "함부로 가는 곳이 아니라고 가지 말라고 해서 미리 말을 안하고 하루 전날 급하게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목표는 전쟁에서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도발을 억제하는 데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도발할 경우 백배, 천배 보복한다는 정신을 갖고 있으면 북한이 도발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발해 오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북한에 통보했다. 이러한 방침을 중국에도 알렸으며 북한도 이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젊은 지도자가 나왔지만 자유의 바람을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면서 "북한도 농업 개혁을 해서 개인이 다 농사를 짓도록 하면 식량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개발할 돈으로 식량을 사면 전 국민이 먹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어떻게 한다는 것은 위장전술이고 그럴 때일수록 경계를 해야 한다"면서 경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동부전선 22사단에서 발생한 `노크 귀순'에 대해서는 "장병들은 수칙에 맞춰서 잘했기 때문에 이번 징계를 하는데 장병들은 징계를 하지 않았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NLL 부근에서의 조업 문제와 관련, "북한, 중국 어선이 이렇게 내려와 조업을 하는데 우리 어선도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조업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포격당한 민간인 거주지역과 동사무소, 대피시설 등을 둘러보고 헬기로 공수해온 통닭 1천마리를 장병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평도 방문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안보의식과 전방 경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대통령의 일정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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