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삭 취재부 기자

 

 

 

3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충북은 장애인체육대회에서 종합순위 4위를 기록하는 눈부신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걱정된다. 바로 다른 시·도로의 인력 유출과 장애인체육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장애인체육 관계자는 “장애인선수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체육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에 돈만 된다면 다른 시·도로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며 “충북 역시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투자와 시설확충이 절실하다”고 푸념했다.

장애인선수들은 현재 생계와 직면해 있다. 실업팀은 커녕, 낮에는 일반사업체에서 일하다 일과시간이 끝난 뒤에야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가 예정된 전날에서야 도착하기 때문에 팀원들과 훈련을 할 시간조차 없다.

심지어 장애인체육회의 대회참가 협조공문에도 불응하다 대회참가 전날인 한 높으신(?) 분의 전화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설도 열악해 런던올림픽과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둔 장애인수영실업팀은 충북이 아닌 타지에서 수영연습을 해왔다.

충북에도 장애인들을 위한 곰두리체육관이 있지만 수영장은 공인규격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충북지역에서 연습하기 위해 공인규격 수영장인 청주실내수영장을 찾았지만 휠체어를 탄 선수들이 혼자 힘으로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들고 날라야 했는데, 선수들은 자신들이 마치 짐짝처럼 취급되는 것 같아 불쾌해 했다고 한다.

이 열악한 상황에서 충북은 눈부신 성적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충북의 열악한 시설과 투자로 언제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까? 충북이 장애인 체육의 일번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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