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 세종시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
박근혜 “세종시 지킬 때 어디서 뭐했냐”

 

18대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숟가락’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관련기사 9면

세종시는 지난 10여 년 간 충청권의 핵심 이슈였던 점에서 어느 쪽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지난 17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번 대선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을 후퇴시킨 공동 책임자”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충청도민이 삭발?단식하고 민주당 당원들이 거리에서 서명을 받아 간신히 막아 놓이니, 숟가락 하나 올려 놓고 자신이 세종시를 지킨 것처럼 말하는데 충청도민을 우습게 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지금도 박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고, 새누리당 총선공약집에도 균형발전항목 자체가 없다”며 “국가균형발전의 철학이 아예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이 같은 공세는 박 후보가 세종시 수정안의 저지에 힘을 보탠 탓에 충청권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21일 “저는 세종시를 지키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맞섰는데, 야당은 이제 와서 저에게 ‘숟가락만 얹었다’고 비난한다”며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날 천안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충남도당선대위 출범식에서 “제가 그렇게 세종시를 지킬 동안 야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세종시 정국’에서 “박근혜가 제1야당인 것 같다”는 말이 야당에서 나왔던 점을 소개하면서 “입으로는 정치쇄신을 말하면서 남 비방만 하고 흠집 내고 편 가르기 하는 정치야말로 국민 불신을 조장하는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해 “우리 장병이 목숨걸고 NLL을 지키고 있는데 땅따먹기니, 영토선이 아니니 하면서 우리 안보를 무너뜨린 게 누구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치를 쇄신하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며 “지금 야당은 입으로는 정치쇄신을 얘기하면서 오히려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새누리당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 앞에 무릎 꿇고 깨끗하게 반성하며 오늘까지 왔다”며 “그러나 야당은 어떠한가. 이제 와서 스스로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야당이 정치쇄신을 말할 자력이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정책을 중심에 두고 약속 지키는 지에 대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그보다는 매일 저에 대한 공세로 시작해 거기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논평을 통해 “박 후보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위해 두 차례나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할 당시 문 후보는 뭘하고 있어냐”며 “2008년 법무법인 부산의 실질적인 대주주로 복귀해 2010년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까지 문 후보는 변호사 생활만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지영수?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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