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원 사회복지법인 ‘사랑의 집’ 이사장
중국 연길 고아원 설립기 담은 서적 출간

  중국 연길에서 선교사가 아닌 아버지의 이름으로 사역하는 사회복지법인 사랑의 집김학원(55·중국 길림성 연길시 의란진 실현촌()133000·0433-262-5959, 133-0448-7401) 이사장의 연길사는 울배기가 출간됐다.

책에는 19923월 고아원을 하겠다는 꿈을 안고 연길 땅에 첫발을 디딘 김 이사장이 사랑의 집을 짓고 운영한 20여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겼다. ‘갑자기 웬 중국인가?’, ‘똥 목사가 왔습니다’, ‘흥안향 옥수수 밭 위에’, ‘이 땅에서 살아갈 이유등 모두 4부로 구성된 책을 통해 김 이사장은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연길에 건너가 고아원을 설립한 이유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287쪽의 책에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나는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씨를 뿌릴 때면 즐겁지 않는가? 봉숭아 꽃씨를 심을 때는 이 봉숭아가 피면 여자애들은 소톱에 물을 들이겠구나. 개구쟁이 남자애들은 귀에 매달고 귀걸이를 했다고 장난을 치겠구나.’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피어오른다.중략사랑의 집을 시작하고 10년이 지나고, 15년이 지나고, 이제 20년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지나온 날을 돌아보니 비로소 이해되는 듯하다. 이 아이가 이런 사고를 일으키고, 저 아이가 저런 말썽을 부리고, ‘이 아이들이 언제 커서 사람 노릇을 하지?’ 하면서 많은 날을 보내며 아내와 나는 눈물로 씨를 뿌려 온 것이다. 씨를 뿌렸는데 제대로 자라지 않으면 속이 상한다. 기쁨으로 뿌렸는데 눈물로 거두는 것이다. 사람을 기르는 일도 힘이 들지만 반드시 기쁨으로 거둔다는 것을 수없이 체험했다.’

책의 마지막에 담긴 울보가 키운 울보 이야기에 실린 글이다.

세 살 때 어머니를,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윈 소년이, 엄마 품에 한 번이라도 안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세상을 원망하며 울고 또 울었던 울보가, 또 다른 울보들을 키우며 겪는 이야기다.

모금 없이 손수 건물을 짓고 100여명의 아이들을 씻기고 입히며 생활하는 김 이사장 부부는 그간 특별히 원칙을 세우진 않았지만 삶이 인정받아야 한다 일을 해야 한다 입으로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만들어 모금하지 않는다 등을 실천하며 살았다고 책을 통해 이야기 한다.

김 이사장은 “‘사랑의 집을 시작하면서 복음을 전하거나 모금을 하지도 않았는데 여덟 채의 건물을 짓고 아이들을 키웠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의 한정적이지만 그 삶이 인정받으면 믿어지지 않는 결과가 나타난다그동안 인생을 전부 드리는 것이 헌신인 줄 착각하며 산 것 같아 부끄럽다. 남은 시간은 나에게 사람이 없음을, 믿음이 부족함을 인정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1958년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2새끼미마을에서 출생한 김 이사장은 1993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92년 중국 길림성 연길시 정착, 사회복지법인 사랑의 집을 설립해 100여명의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안혜영(50)씨와 사랑의 집아이들.

홍성사, 287, 13000.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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