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단일화 쉬운 일 아니다" 안측 "단일화 필승론 경계해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압박하는 외부의 물살이 조금씩 거세지고 있다.

문 후보는 단일화를 정권교체의 필수조건이라고 보고 안 후보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부심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국민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거리를 두고 있어 평행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야의 범야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두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계와 영화계, 미술계, 종교계, 학계 등 각계인사 48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개혁과 단일화가 곧 민주주의이자 시대정신"이라며 "후보단일화 실패로 한국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수준을 심각하게 후퇴시켰던 1987년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된다"며 두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회견에는 소설가 황석영 이외수 김연수 씨, 영화감독 정지영 송해성 씨, 화가 임옥상 씨, 명진 스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범야권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도 주중 단일화 방향과 방식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

원탁회의는 두 후보의 단일화 입장차가 확연한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편드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단일화를 통한 윈윈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양 캠프 인사와도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YMCA 등 광주ㆍ전남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5일 이달말 광주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한 `문안 드림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이를 전국 6개 광역시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를 촉구하는 외부그룹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대선을 완주하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고 보고 위기의식을 표시하고 있다.

문 후보도 전날 호남 의원들과 만찬에서 "단일화가 쉬운 일이 아니다. 본선보다 단일화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안 후보의 출마시기 등을 봤을 때 본인이 중심이 되는 단일화 구도를 생각했을 수 있다"며 대선 3자구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완주할 의사를 가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고, 그런 우려들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같다"며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한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날부터 강한 정치쇄신 드라이브에 나서고 친노 핵심참모 9명이 선대위직에서 사퇴한 것을 계기로 안 후보와 거리좁히기가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강하다.

문 후보가 이날 새로운정치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밝힌 정치개혁 구상은 안 후보가 지난 17일 세종대 강연에서 제시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혁신의 3대 요소에 대해 화답 차원으로도 평가된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문화계 인사 등의 회견에 대해 "반드시 이겨서 정권을 바꾸라는 열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뒤 "단일화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단일화 필승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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