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박 불통넘어 무지의 리더십" 여 "민주, 김지태 내세워 정치공세" -박 "문건폐기 있을 수 없는 일" 노무현재단 "문건 폐기지시는 날조"

 

 

중반전으로 접어든 12월 대선판이 주요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갈수록 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21일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이 그의 아킬레스건인 과거사 문제를 털어내기는커녕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면서 대선 중반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은 당력을 집중, 박 후보에 대한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의혹,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 민감한 문건의 내용과 함께 문건의 목록도 없애버릴 것을 지시했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문재인 후보 때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양당 모두 두 이슈를 대선판을 흔들 지렛대로 사용할 태세여서 정수장학회와 NLL 논란은 당분간 대선판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박 후보까지 직접 나서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거취와 NLL 논란의 향배가 유동성이 더욱 커진 이번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새누리당이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정밀검증에 나선데다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단일화 물밑논의도 조만간 공론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선시계판이 예상보다 빨리 급박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3일 국감상황 점검회의에서 "정수장학회 판결문 내용에 대한 인식 등을 보고 국민은 박 후보에게 불통의 대통령 후보라고 낙인을 찍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처리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면서 "박 후보는 내부의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에 불합격하자 `천왕폐하께 충성을 맹세한다'는 혈서를 쓰고 입학해 독립군에게 총을 쏘고 그 우수함을 인정받아 일본 사관학교에 진학하게 됐다"며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이 전날 동양척식주식회사 입사 전력 등 김지태씨의 친일 행적과 중학교 시절 김씨의 부일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노 전 대통령을 연결시킨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박 후보가 회견을 한 지 하루 만에 거센 민심의 역풍이 불고 있다"면서 "인혁당 사건에 이어 장학회 문제에서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한 걸 보면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공보단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치공세를 중단하지 않으면 김지태씨의 친일행적이나 부정축재와 관련된 당시 보도를 추가로 제시하고, 민주당이 당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 이를 내세워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는 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LL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선대본부회의에서 NLL 논란에 대해 "외교안보관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퍼주기' 대가로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사태를 받은 `노무현 정치'가 국론분열과 위기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문 후보의 국가안보관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알권리"라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일부 문건 및 목록 폐기 지시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와 관련,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도 그 자리에서 함께 상의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무엇이 무서워 역사를 감추려고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NLL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긴급현안질의 및 외통ㆍ국방위 연석회의 등의 개최를 야당에 공식 제안했다. 또 긴급 최고위와 NLL 특위를 잇따라 열어 대책을 모색했다.

특히 박 후보는 전북 전주에서 택시기사 간담회를 가진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문건 폐기지시 의혹 보도에 대해 "그 보도를 보고 참 놀랐다.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면서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재단은 성명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공개해야 할 주제 중 비밀기록이나 지정기록으로 분류해 공개하지 말아야 할 내용이 연계된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던 중에 나온 발언"이라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며 회의 내용의 앞뒤 발언을 다 빼버리고 일부분만을 인용한 악의적 날조"라고 반박했다.

한편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이날 호남, 안 후보는 인천을 각각 방문해 표심잡기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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