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 32년만 최저 전망…충북은 상대적 '풍년'
농가 순수익 58만원 불과…농업인구도 4년간 11.3% 감소

청원군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A(68)씨는 지난해 논 1만3223㎡(4000평)에서 농사를 지어 2000만원의 소득을 남겼다. 그러나 트랙터와 이양기 등 농기계 유지비용과 농약, 종자값 등 비용 700여만원을 제외하면 그의 순 수입은 13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A씨는 "작황이 생각보다 좋지만, 해마다 쌀값 오르는 것보다 들어가는 돈이 더 많아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벼농사 대신 수입이 좋은 하우스 농사로 바꾸고 싶지만 나이가 많아 엄두도 못 내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3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충북 농업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인 농업 투자와 정책이 요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407만4000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422만4000t)에 비해 3.5%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 1980년(355만t)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재배면적 감소(5000㏊)로 쌀 생산이 2만5000t 줄었고, 태풍 피해 등으로 모두 18만t의 쌀 생산이 감소됐다고 추정했다. 반면 충북지역의 경우 올해 태풍피해를 크게 보지 않아 평년(2007~2011년 평균)을 웃도는 벼 작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이 지난달 제천(오대?상미?상주?운광 품종)과 청원(추청?대안?일품?상광)의 시험포에서 조사한 결과 제천 시험포의 1㎡당 벼 톨 수는 3만5646개로 조사됐으며, 쭉정이의 적음을 나타내는 임실비율은 93.5%로 평년보다 2.9%P 증가했다. 청원도 1㎡당 벼 톨 수는 3만2353개, 임실비율은 94.8%로 평년 대비 3.6%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태풍 볼라벤과 덴빈 등 우리나라 내륙까지 태풍의 영향이 미쳤지만,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상황에서 큰 기상악화 요인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북도는 이에 따라 지난달 구매를 시작한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1등급 포대벼 40㎏ 기준)을 지난해보다 2000원 오른 4만9000원으로 정했다. 도내 쌀값(40㎏ 기준)도 상대적으로 지난해보다 2000~3000원 상승한 5만300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제 수입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민주통합당 황주홍(전남?강진?영암) 의원의 충북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농가구당 소득은 512만원으로 전국평균(875만원)의 58.5%에 그쳤다. 농가경제의 흑자여부를 판단하는 '농가경제잉여'는 더 형편없어 도내 농가구들은 지난해 농사로 58만4000원의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224만원)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농가수도 2007년 8만5424개에서 지난해 8만185개로 6% 줄었고, 농업인수도 지난해 20만7174명으로 2007년(23만3514명)보다 11.3%가 감소했다.

반면 농업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충북도의 농업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농업예산비율은 2008년 15.9%에서 2009년 15.6%, 2010년 14.9%, 지난해 13.5%, 올해 12.8%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 예산액도 2009년 4086억원에서 지난해 3811억원, 올해는 3993억원으로 늘지 않고 있다.

황 의원은 "투자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농업예산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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