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부터 빠짐없이 검찰 수사대상 올라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25일 현직 대통령 자녀로는 사상 처음 특검에 소환됐다.

시형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인근 특검 사무실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사저 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은 시형씨를 상대로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특정경계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을 조사한다.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현재 제17대까지 5명의 대통령이 바뀌는 동안 그 자녀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시형씨는 검찰의 서면조사에 이어 특검 조사를 받은 첫 현직 대통령 자녀로 기록됐다. 역대 10번의 특검에서 대통령 자녀를 직접 조사한 적은 없었다.

●YS 아들 현철씨ㆍDJ 아들 형제…재임 중 수사받아 = 부친 재임기간에 기소된 첫 번째 대통령 자녀는 이른바 '소통령'으로 불리며 막후 권력을 휘두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다.

그는 김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1993년부터 임기 말인 1997년까지 기업인 6명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66억여원을 받고 12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1997년 6월 구속 기소됐다.

현철씨는 이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면서 1999년 7월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10억5000만원, 추징금 5억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철씨는 재상고했다가 이내 상고를 포기했고, 그해 광복절에 사면ㆍ복권됐다.

그러나 현철씨는 5년 뒤 17대 총선을 앞두고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다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억원을 선고받았고 2007년 2월 재차 사면ㆍ복권됐다.

두 번이나 기소돼 유죄가 확정되고 두 번 모두 사면된 대통령의 자녀는 현철씨가 유일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 중 차남 홍업씨와 삼남 홍걸씨 역시 부친의 재임 기간에 구속 기소됐다.

홍업씨는 DJ 정부 후반기를 뒤흔든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됐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은 이용호 G&G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치다 홍업씨의 범죄 연루 혐의를 포착해 대검찰청에 넘겼다. 홍업씨는 이후 검찰 수사에서 이권청탁 대가 등으로 47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 기소됐다.

이시형씨 이전에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던 대통령 자녀는 홍업씨가 유일했다. 당시 특검은 홍업씨에 대해 계좌추적만 벌였다.

홍걸씨는 2001년 3월 '최규선 게이트' 수사 당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로비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02년 11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퇴임 후 수사받은 대통령 자녀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씨는 부친 퇴임 직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홍일씨는 나라종금 측에서 청탁과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3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한ㆍ미 양국 검찰로부터 각각 수사를 받았다. 부친 퇴임 이후의 일이다.

노소영씨는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1993년 5월 미화 20만달러를 밀반입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새너제이법원은 예치금 전액 몰수 등을 조건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후 귀국한 노소영씨 부부는 당시 서울지검에 소환돼 외화밀반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결혼 축의금이라는 해명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했다. 노소영씨 부부는 1년 뒤 밀반출한 2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일부로 밝혀져 다시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지만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가장 최근 수사를 받은 대통령 자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씨다.

정연씨는 2007년 9월 미국 뉴저지 포트 임페리얼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100만달러를 미국으로 불법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지난 8월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됐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