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배제..오늘 예비실사 착수

 

 

 

대한항공은 25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않고 단독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연 3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에서 "자체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쌓아뒀기 때문에 KAI를 인수할 때 투자자를 끌어들이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만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다만 추가로 (부족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발행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며 "실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좀 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이날 KAI에 대한 예비실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도 "외국계 항공사 등 다수의 투자자가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면 투자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왔지만 방위산업체이어서 외국계가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이 10% 미만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단 단독 인수에 나서고 추후 일정 투자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AI는 적정가에 인수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아직 실사를 하지 못해 적정가를 알 수는 없지만 실사 후 적정가가 산출되면 그에 맞게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부산과 김해 항공우주사업본부인 테크센터와 KAI의 사업부가 겹치지만 합병을 하거나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수나 군수 등 업무별로 나눌 수는 있으나 지금으로선 KAI와 테크센터를 그대로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KAI 인수를 둘러싼 현대중공업과의 경쟁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재무적으로 볼 때 더 좋을지 모르지만 대한항공은 같은 업종인데다 항공기 제작에 훨씬 잘 알기 때문에 인수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을 해서 적정가에 인수하면 된다"며 "다만 그렇게까지 (KAI 인수에) 목숨을 거는 건 아니므로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AI 인수 의지가 강한 것은 항공기 제작과 관련한 고급 인력 때문"이라며 항공기 제작관련 네트워크도 탄탄해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조 본부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대한항공 실적발표를 위한 기업설명회에는 2년 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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