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신의·대풍수 등 채널마다 ‘무공’ 붐
CG 가미한 액션과 스토리의 조화가 승부수

 

 

 

안방극장이 가을을 맞아 무협액션에 빠져들었다. 사실적인 액션이 아니라 무협지 속 고수들이 펼치는 각종 무공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히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액션을 넘어 황당무계가 그 자체로 매력인 흥미로운 무공들이다.

저승사자와 원귀의 무공

저승사자의 무공이 리얼할 리가 없다. 최근 막을 내린 MBC ‘아랑사또전에서는 저승사자(한정수 분)의 각종 무공이 펼쳐졌다. 또 이승을 떠도는 원귀들도 그 못지않은 각종 공력을 뿜어내며 저승사자와 무협대결을 펼쳤다.

이들은 손바닥을 통해 장풍과 현란한 파동을 뿜어냈고 그것을 맞은 상대는 온몸이 전율하며 뒤로 튕겨져나갔다.

반면 최고 무공을 자랑하는 저승사자에게도 뚫지 못하는 장막이 등장하기도 했고 이승과 원혼들의 세상 사이에는 결계가 쳐지기도 했다.

도사·무녀·풍수사의 판타지

11월 시작하는 KBS 2TV ‘전우치는 도사들의 이야기다.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바탕으로 한 퓨전 무협사극. 친구의 배신으로 아버지처럼 여겼던 홍길동과 사랑한 여인을 잃은 율도국 도사 전우치(차태현)가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전우치의 반대편에는 절대 악인 강림(이희준)이 있다.

강동원 주연 영화 전우치에서도 봤듯, 전우치를 비롯해 각종 도사의 무예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공중부양은 기본이고 장풍과 각종 도술이 그려질 예정이다.

SBS 수목극 대풍수에서는 풍수사와 무녀들이 등장해 무협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마법과 주술은 기본이고, 땅의 기운을 평가하며 좋은 땅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도사들이 등장해 신비로운 예언을 한다.

학예회가 되거나 CG만 보이거나

하지만 이렇듯 새로운 볼거리를 주려는 제작진의 시도는 현실적으로 제작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하느니보다 못한 상황이 된다.

실제로 신의는 제작비가 부족해서 야심 차게 기획했던 무공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30일 종영을 맞게 됐다.

화수인 역의 신은정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기를 할 때 학예회처럼 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받아들여질까 고민을 많이 했다“CG가 잘못 나가거나 하면 우스운 캐릭터가 돼 손발이 오그라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은 안타깝게도 실제상황이 돼버리고 말았다. 화수인이 화공을 구사할 때 근거리 일대가 전부 화염에 휩싸여야 하는데 그럴만한 돈도, 시간도 없는 바람에 화수인이 화공을 구사하는 장면이 뒤로 가면서 아예 없어져 버린 것.

그는 화수인은 화공을 써서 CG의 힘을 많이 빌려야 하는데 현실적인 여건이 어렵다 보니 원래는 영화 ‘X의 초능력자 같은 존재였는데 그런 점이 퇴색됐다며 아쉬워했다.

반대로 CG에만 집중하다가 스토리를 놓치는 우를 범하기도 십상이다. 과거 태왕사신기같은 경우 현란한 CG에만 공을 들이다 스토리가 힘을 잃어버렸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전우치역시 그러했다.

대풍수도 풍수사와 무녀들을 통해 판타지 분위기를 강조했지만 초반 시청률이 저조하다.

과거 비슷한 분위기를 냈던 자명고이국적인 분위기로만 기억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결국 무협액션도 CG와 스토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만 성공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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