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에 요청.."수능 개편에도 부합" vs "실효성 낮은 요청"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요 대학들에 2014학년도 입시 수시모집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

교과부는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개최한 주요 대학 입학처장 간담회에서 2014학년도 입시에서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완화 검토를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교과부는 앞서 지난달 말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전국 66개 대학의 입학처장들과 간담회를 하면서도 입학사정관제의 수능 최저학력을 낮출 것을 요청했다.

이는 대학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줄인다는 교과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을 비롯한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 교과부의 입장이다.

수시모집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입학사정관제가 도입 6년차에 접어든 만큼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이 쌓여 수능성적에 의존해 신입생을 뽑을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 수험생의 학력 수준에 따라 국어, 수학, 영어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에서 선택해 보는 것도 큰 변화다.

주요 대학이 채택할 B형은 실제 시험을 택하는 학생의 평균 성적이 예전보다 높아져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등급이나 백분위 성적을 낮춰도 된다고 교과부는 보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일부 대학들이 수시모집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낮추지 않거나 오히려 높이는 등의 사례가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대학 사이에서는 교과부의 요청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않다.

수능 최저학력을 무리하게 낮추면 논술이나 면접으로 우수 학생을 가려야 하는 부담감이 커진다는 반론이 크다.

서울의 한 주요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이과 학생들만 보는 국어 A형은 백분율 수준에서 소폭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입학 담당자도 "각 대학이 매년 얼마나 우수 학생을 유치했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라 큰 틀에서 현상 유지가 되기 쉽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중하위권 대학은 AㆍB형 점수의 가중치 설정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이에 비해 교과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요청은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고민할 문제"라고 내다봤다.

각 대학은 11월 30일까지 대교협에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한다.<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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