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일화 물꼬' 명분 결단 가능성..당내 갈등 해소 분수령

 

 

민주통합당 내에서 인적 쇄신의 일환으로 촉발된 지도부 총사퇴론의 수습책과 관련, 이해찬 대표가 `용퇴'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지는 방안이 선대위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쇄신을 이루면서도 단합을 해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모색된 절충점이나, 비주류 일각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추가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인적 쇄신을 둘러싼 당내 논란의 향배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 주변에서는 자진사퇴가 해법이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4일 "문재인 대선 후보가 직접 칼을 뽑기보다는 당사자가 결단하는 형태로 매듭지어질 것"이라며 "1차 고비는 넘길 듯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다른 고위 인사는 "친노의 상징적 인물인 이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고, 박 원내대표는 호남 표심 등을 감안해 본인이 `대선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호남 선거지원에 집중하는 수준에서 2선 퇴진하는 쪽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밝혔다.

앞서 문 후보와 이 대표는 2일밤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가 조만간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물꼬를 튼다는 명분으로 자진사퇴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당내 권력투쟁 조기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없지 않아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대표직 사퇴는 원칙을 깨는 문제여서 그 `후과'를 복잡하게 검토해야 하는 만큼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후의 당 상황 등 여러 고려요인이 많아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는 단계로, 어느 쪽이 됐든 결론을 내는 시점이 내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으나 별도의 인사말을 하지 않았으며,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이 대표가 친노의 좌장격이라는 점에서 친노 직계 참모 9인에 이어 이 대표가 용퇴한다면 친노의 상징적 인물 대다수가 대선 국면에서 뒤로 물러서는 셈이 된다.

이 경우 후속 지도체제에 대해선 내부 검토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론에 뿌리를 둔 지도부 퇴진론이 이 대표의 자진사퇴로 완전히 봉합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내 비주류 그룹은 이런 절충안에 대해 "일단 여론을 보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으나 일각에선 "박 원내대표도 동반사퇴해야 완전한 인적쇄신이 될 수 있고, 단일화 국면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자진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대선 이후를 내다본 당내 계파간 권력투쟁이 조기에 가열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문 후보가 비주류 그룹의 면담 요청에 "5일 오후 4시에 만나자"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져 이 시점 이전에 수습 작업이 일단락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근본적인 정치 변화를 위한 대안 제시 없이 인사 문제부터 거론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아직 특정 방식으로 해결방안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번 주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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