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저소득층 원주민을 위해 지어진 영구임대아파트(행복아파트 1)가 입주민들의 외면으로 텅텅 비면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4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근 행복아파트 3차 입주자 모집에 나선 결과 85명이 입주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전체 500가구 중 입주 신청 가구수는 271가구(54.2%)로 절반을 갓 넘었다.

지난달 22일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열흘 동안 입주한 가구는 20여 가구에 불과하다.

지난 892차에 걸쳐 입주신청서를 받았지만 신청률이 37.2%(186가구 신청)에 불과하자 결국 시는 이번 3차 모집에는 입주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당초 자격인 ‘1억원 미만 보상자 중 무주택 가구주에서 이번에는 1·2순위로 나눠 1순위는 ‘2억원 미만 보상자 중 무주택 가구주, 2순위는 ‘3억원 미만 보상자 중 무주택 가구주로 변경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입주자격을 완화하면 대부분 소진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 당혹스럽다각계로부터 조언을 받아 나머지 물량의 처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행복아파트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입주 대상자 상당수가 2005년 보상을 받은 뒤 곧바로 다른 지역에 정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당수는 입주하고 싶어도 계약금과 임대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자의 생활수준과 아파트 면적에 따라 계약금은 200970만원이고, 임대료 411만원이다.

또 다음달 초 착공해 20146월 완공될 행복아파트가 2(400가구)1차보다 면적이 넓고 정부 세종청사와 더 가까운 것도 1차가 외면 받는 이유로 풀이된다.

충남도와 세종시, 공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384억원을 출연해 건립한 행복아파트 1차는 전용면적이 273640, 454타입이지만, 행복청이 448억원을 투입해 짓는 2차는 1차보다 큰 39, 51, 593타입이다.

행복아파트 입주 대상자인 한 주민은 마을 사람들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좋은 임대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차는 별로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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