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영화감독 최수안(32)씨는 지난 8월부터 매달 한번씩 홍대 앞 영화다방 와에서 공개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한 영화들만 모아 장롱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괴물의 봉준호, ‘도둑들의 최동훈 등 걸출한 스타감독을 배출한 한국 상업영화 감독의 등용문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소수정예의 영화인들이 1000만 관객의 신화를 꿈꾸는 이곳에서 도보로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단 10명의 관객도 모아본 적 없는 영화만 상영하는 희한한 곳이 있다.
무명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최수안(32)씨가 운영하는 카페 영화다방 와가 바로 그곳이다.
관객이 많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좋아요. 비록 빛을 보지 못한 영화들이지만 그 영화를 보고 감동할 수 있는 관객은 어디에서든 항상 존재한다고 믿고 있어요.”
최씨는 올 8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7시 이 카페에서 단 한 번도 공개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한 영화만을 골라 상영하는 장롱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장롱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은 모두 8편이다.
30대 남성의 주말 퇴근길 일화를 통해 일상의 권태를 표현한 작품도 있었고, 꿈을 전당포에 저당 잡히는 상상을 주제로 한 기지 넘치는 단편도 라인업을 채웠다.
장롱 영화제가 독립 영화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찾는 장편 영화도 조금씩 늘고 있다.
최씨는 이들을 위해 지난달 31일 열었던 장편을 위한 장롱 영화제 태어나긴 했으니까도 매달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 모든 활동은 영화 제작을 화려한 예술이 아닌 흥미진진한 일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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