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동 균 옥천,영동 담당 기자

해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정례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연수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말썽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최근 영동군의회 의원들이 56일 일정으로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그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9월 말 어려운 경제를 감안하고 의정비를 동결한 도내 다른 시·군들과는 달리 “4년째 동결된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던 의원들이 한 달도 않되 관광 위주의 해외연수를 다녀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번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첫날부터 관광지를 도는 것으로 시작됐다. 의원들은 북경에 도착한 첫날 천안문과 자금성을 돌았고, 다음날부터는 이화원, 베이징 올림픽공원, 천단공원, 용경협, 북경시의 종합재래시장 등을 둘러본 뒤 정통 뮤지컬을 즐겼다.

또 상해시로 이동한 의원들은 상해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가 의거한 옛 홍구공원을 순회하고 단추박물과, 서원, 와당진열관, 국제교류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어 고대 예술품이 진열된 상해박물관 예술인 골목으로 알려진 타아캉루를 견학하고 귀국했다.

북경 재래시장과 상해 국제교류센터 정도가 그나마 연수 코스로 인정할 만할 뿐 나머지는 일반 관광객들 여행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수과정에 의원들에게 들어간 여행경비는 1인당 180만원(의장 250만원) 의회직원을 포함해 모두 2100여만원의 주민혈세가 들어갔다. 또 의원 7명이 연수하는데 의회직원이 5명이나 동행해 의원 연수인지 직원연수인지 헷갈린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이 선진도시 해외연수에서의 벤치마킹의 필요성과 목적은 분명 있다. 또 선진국을 둘러보고 좋은 점은 배워오겠다는 것을 말릴 사람은 없다. 문제는 선진도시 견학 및 다양한 정보수집이라는 목적과는 달리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짜여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수를 다녀온 뒤 연수지역의 정보나 개인적으로 얻은 지식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 공유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군민들에게 공표하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한다면 군민들도 혈세낭비라는 비난만은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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