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발음대로 써요?

 

6일 오후 1시부터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주관으로 외국인 한국어말하기대회가 열린다. 올해에는 국제로타리 3680지구의 후원으로 다문화가정 두 가구를 고향에 보내줄 수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처음에 필자의 주머니 돈 45만원을 털어서 시작한 대회가 이제는 주변의 도움으로 다문화여성 친정 가는 비행기 삯까지 마련해 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 대회를 하기 위해서 수고한 많은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특히 공부하기에도 바쁜데 여러 모로 봉사해 주는 한국어학과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다문화행사도 많고 연탄봉사를 하는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성장하는 우리 학생들이 참으로 귀한 인물들이다.

각설하고, 이 행사를 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을 보낸 사람도 있고, 무시한 사람도 있고, 구구한 사연을 보낸 사람도 있다. 그 중 한 예를 들어 보자.

교수님 어떻게죠?, 113일에 베트남갈게요!!! 다음에 잠석할게요^^*”라는 답장이 왔다.

평상시에 이 여성은 거센소리 발음을 잘 하지 못했다. ‘참석잠석으로 평소에 발음하던 대로 쓴 것이다. 지난 주에 사고쳤던 비니(가명)한테서도 문자가 왔다. 비니의 친정엄마가 필자의 집을 청소했는데, 김치냉장고를 잘못 건드려서 냉장이 안 되었다는 지난 주의 마지막 멘트였는데 기억하는 독자가 있을까 모르겠다. 다른 실수를 할까 걱정이 되어 비니에게 문자를 넣었더니 답장이 왔다. “, 알겠습니다. 엄마가 모른 것 있으면 알러주세요. 문화자이라 정소하는 방법도 달라요 물론 문자를 주고받을 때는 현대에 맞게 이모티 콘을 쓰기도 하고 축약된 형태의 이상한 어휘를 활용하기도 한다. 필자도 학생들과 카카오톡을 나눌 때면 아이들과 동일한 이모티콘을 쓴다.

그래도 이주여성들이 필자에게 문자를 보낼 때는 가능하면 문법에 맞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잘못 쓰면 바로 교정해서 보내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선생이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도 있다. 위의 문장을 보면 알러주다알려주다’, ‘문화자이문화차이’, ‘정소청소등 거센소리가 거의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평소에 한국어 발음에 대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가르쳤지만 이들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발음이다. 된소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한국어는 소리나는 대로 쓰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냥 평소에 발음하던 것을 그대로 쓴 것인데 오류가 발생했다. 평소의 발음이 중요하다. 대충 알아들으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관심없이 지나간다. 필자는 반드시 지적하고 고치도록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다. 남편들도 고쳐주려고 하지 않는다. 한국어 발음이 부정확하면 자녀들의 발음에도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제대로 발음할 때가지 수정해 줘야 한다. 맞춤법도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한글맞춤법을 통달할 수는 없다. 오류를 수정하고 계속해서 보완해 가면서 익히는 것이다. 노력은 하지 않고 대화만 통하니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문제다. 한국인도 잘 모르는 한국어 문법을 외국인에게 강요한다고 한다. 한국어 문법을 모르는 한국인이 문제인 것은 왜 당연한가? 모르는 것이 잘못이지.

요즘에 중도입국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누적되기 때문이다. 결혼이주 여성에 대한 교육은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다.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말만 통하면 되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화와 문장은 다르다. 대화가 된다고 논리가 성립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문장으로 논리적으로 말 할 수 있을 때까지 가르쳐야 한다. 입장 바꿔 말한다면 한국인의 말을 재대로 이해하고 알아들을 때까지 가르치고 이주여성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한국어로 능통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가르치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옆에 이주여성의 발음이 이상하면 제대로 발음할 때까지 끊임없이 수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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