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명승지 암각
·유명인 서체 등 인기


단양은 예부터 기암괴석에 수려한 산수경관으로 명성을 얻었다. 오늘날 단양이 관광지로 두각을 보이는 것도 예부터 전해오는 빼어난 산수경관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지식관광이 가족단위 관광의 새로운 패턴을 형성하면서 단양의 명승지를 둘러보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바로 사인암, 중선암, 수운정 등 단양이 자랑하는 명승지에 옛사람들이 새겨놓은 암각자가 도처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바위절벽을 구석구석 훑어가다보면 유명인의 귀한 서체도 심심치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단양천변에 있다가 하방리 수몰이주기념관 정원으로 자리를 옮긴 퇴계의 탁오대암각자와 복도별업암각자는 그중 찾는 이가 많다.

탁오대는 나를 씻는 곳’, 복도별업은 도를 회복하는 별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도학자 퇴계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하선암에는 전서체로 명소단조가 새겨져 있는데 단조는 도사가 선약을 굽는 부엌이란 뜻이다. 명소는 사인암에 명소정을 건립한 이명, 이소 형제의 이름인 것으로 추정된다.

명기 두향과 퇴계의 사랑 이야기가 전하고 있는 남한강변 강선대 바위에는 1717년 충청도 관찰사 윤헌주의 글씨로 강선대암각자가 남아 있다.

사인암에는 치솟은 절벽은 하늘을 잡으려는 듯이 우뚝 솟았고 수많은 물줄기가 굽이쳐 흐른다는 뜻의 일주경천 백천회란글귀가 새겨져있다. 순조 때 청백리로 소문난 정만석이 쓴 것이다.

또 영조 27년 이윤영, 이인상, 김종수 세 사람은 사인암을 유람하고 이를 기념해 암벽에 승직준평으로 시작되는 시를 새겼다.

상선암에는 화서 이항로의 주서의집동유설로 시작되는 시가 새겨져 있다. 헌종 원년 제자들과 유람하면서 지은 시를 후에 제자들이 새겨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운정 석벽에는 물결은 먼저 흐르려고 다투지 않고 구름도 서서히 흘러간다는 뜻의 수파심불경 운차의구지가 새겨져 있는데 단릉산인 이윤영의 글씨로 추정된다.

영춘면 하리 강안 절벽에는 서호거사라는 호를 가진 이홍규가 도원동문글자를 새겨 놓았다.

도원이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이상향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로 영춘이 살기 좋은 지역이란 뜻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구담봉 소석대에는 벽수단산계로 시작되는 퇴계의 시가 새겨져 있어 명승의 운치를 더한다.

<단양/장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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