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용 한적회장 사과 언급 없어
‘화해분위기’ 다시 냉각 우려

성영용(왼쪽)충북적십자회장과 서덕모 충북도정무부지사가 6일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강당에서 개최된 '창립 107주년기념 연차대회'에서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과는 없었다.’
 회장 선출부터 불거졌던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회장 성영용이하 한적)와 충북도의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적은 6일 창립 107주년을 맞아 연차대회를 치렀다. 앞서 한적은 성영용 회장이 기념사를 통해 회장 선출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충북도에 사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적 관계자에 따르면 한적 간부들은 성 회장에게 충북도와의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고, 연차대회 기념사에서 충북도와 이시종 지사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힐 것을 건의했다. 성 회장도 이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성 회장의 사과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고, 발언의 수위에만 관심이 쏠렸다.

 당연직으로 맡아오던 상임위원을 거부하는 등 한적에 대한 대립각을 세웠던 충북도가 이날 연차대회에 서덕모 정무부지사를 참석시킨 것도 일각에서는 충북도가 성 회장과 한적의 의도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성 회장은 이날 대회에서 회장 선출과정의 갈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성 회장은 기념사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고 특히 충북도교육청의 지원으로 희망나눔 천사학교사업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지만 충북도나 이시종 충북도지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적 관계자는 한적 간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충북도에 사과하는 내용의 기념사를 제출했다면서 하지만 성 회장이 고심 끝에 사과의 내용을 뺀 것 같다고 전했다.

 한적과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충북도 고위 인사가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한적 주최 행사에 참석했으나 성 회장이 애초 예상됐던 사과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된 셈이다.
또 서 부지사도 이날 형식적인 표창수여와 축사를 했다. 이후 행사가 끝나자 성 회장과 의례적인악수를 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한적 주변에서는 모처럼 기대해왔던 양측의 화해 분위기가 다시 냉각기로 접어들면서 오히려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적의 한 회원은 성 회장이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과 표명을 하지 않은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한적의 큰 잔치인 연차대회를 계기로 충북도와 동반자 관계가 회복되길 기대했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앞서 한적은 8월 명예회장(도지사)이 추천하는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하는 관례를 깨고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경선을 통해 성 회장을 선출, 충북도와 갈등을 빚었다.<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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