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만에 골을 넣으니 축구를 새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내가 부활한 것처럼 팀도 강등에서 살아남게 할 겁니다.”

잊힌 골잡이심영성(25·사진·강원)36개월 만에 골 맛을 보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심영성은 4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39분 지쿠의 힐패스로 돌려준 공을 오른발로 때려 골 그물을 흔들었다.

공이 상대 골키퍼에게 맞았지만 워낙 강한 슈팅이라 그래도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은 이날 5-1로 승리한 강원의 두 번째 골이자 결승골이 됐다.

한때 청소년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심영성이 오랜 기간 침묵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신예 공격수로 착실히 이력을 쌓던 그는 20101월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면서 그의 축구인생에 제동이 걸렸다.

졸음운전으로 가로수를 들이받는 바람에 오른쪽 무릎뼈가 파열돼 수술과 재활을 반복해야 했고 설상가상으로 그해 8월 어머니마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떴다.

연이은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예전 감각을 찾는 게 쉬울 리 없었다.

조급해하는 심영성을 김학범 감독이 다독였다. “차분하게 해라. 그래도 군대 가기 전에는 꼭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가라.”

김 감독을 감독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심영성은 이런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대전전 결승골로 화답했다.

심영성은 자신의 부활에 계기를 마련해 준 강원을 반드시 K리그에 잔류시키고 입대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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