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말기로 항암치료를 받는 한 수험생이 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려고 퇴원까지 불사하는 투혼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군이 지난 6일 퇴원, 이날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특별고사실을 제공받아 수능시험에 임했다.

김군은 고교 1학년이던 2010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희소병인 근육암 판정을 받고 그해 5월부터 항암치료와 각종 수술 등을 계속해서 받았다.

그러나 근육암에 이어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병했고, 급기야 지난 8월에는 암세포가 폐까지 전이된 것으로 확인돼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폐에서 종양을 뗐으나 기흉이 생겨 계속해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은 병으로 학교를 나갈 수 없게 되고서도 건강장애학생으로 등록하고 집에서 화상 수업을 들으며 출석을 인정받는 등 학업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강원도 모 대학에 수시 1차로 지원한 김군은 올해 수능에서 한 과목만 최저학력기준을 넘으면 최종 합격한다. 다른 대학 두 곳에도 예비합격한 상태다.

김군의 어머니(44)는 "수능일 이틀 전까지 폐에 관을 꽂고 있었을 정도로 상태가 나빴지만 아이가 시험을 보려고 식사도 악착같이 하며 버텼다"며 "부모로서 아이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 하게 해주고 싶어 시험을 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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