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 버틸 수 있는 거지 다시 파업한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9일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 충북 청원의 한 고등학교의 급식실은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국 대신 빵과 우유, 수프가 대신 제공된 것이다.

이 학교의 비정규직 노조원 11명이 이날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학교 측에서 부랴부랴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던 급식실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학생은 "빵보다는 밥을 먹고 싶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 대부분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학교가 준비한 빵과 우유로 점심을 때웠다.

교직원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 학교는 지난 7일 `점심 메뉴를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한참 클 시기에 빵과 우유가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이 학교 교감은 "오늘은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2차, 3차 파업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이날 이 학교 급식 조리원들을 포함해 충북 학교 비정규직 630여명이 도교육청에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도내 28개 학교가 급식시간을 30분∼1시간가량 늦췄고 이 학교를 포함한 3개 학교는 빵과 우유를 점심 대신 제공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 35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앞으로도 이기용 교육감이 대화를 거부한다면 2차, 3차 등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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