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권 불만 고조...상생방안 마련해야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롯데복합쇼핑몰이 9일 문을 열면서 지역상권 초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에 앞서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경우 중·고가 위주의 상품으로 특정 고객층에 국한된 반면 롯데쇼핑몰은 저렴한 중·저가 상품 위주여서 지역상권 잠식력이 크다는 점에서 기존 지역상인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을 연 롯데쇼핑몰은 영패션과 스포츠존을 특화하는 등 소비성이 강한 젊은층을 주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아웃렛 매장으로 시중가보다 70%에서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데다 주차·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성안길 등 기존 지역상권보다 경쟁 우위가 예상된다.

롯데쇼핑몰 개점에 따라 이날 충북도에서 마련한 ‘청주 성안길 상점가 활성화대책 간담회’에서도 지역상인들이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은 도심 공동화와 경기 침체, 현대백화점 오픈으로 가뜩이나 불황을 겪는 옛 도심 상권이 이번 롯데쇼핑몰 개점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성안길 연합번영회 이평주 회장은 "현대백화점을 찾는 손님들은 주로 '아이 쇼핑'을 한다고 들었는데 오늘 롯데 아울렛에서는 고객들이 쇼핑백을 양손에 가득 들고 나왔다고 하더라"며 "성안길 브랜드와 겹치는 아웃도어나 스포츠 의류 매장이 잘 갖춰져 있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인들은 지난 8월 현대백화점이 문을 연 뒤 2개월 만에 성안길 상인들의 매출액은 최대 40%가량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으나, 현대백화점 소비층이 특정계층에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 상권 잠식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날 문을 연 롯데 아울렛은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를 아우르는 전방위 소비층을 타깃으로, 품질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상인들의 매출 하락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우수한 매니저를 배치하고, 주차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고객관리와 주차·편의시설이 열악한 성안길 등 기존 지역상권은 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롯데쇼핑몰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의 초토화가 우려되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아 지역상권의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흥업백화점 김형래 대표는 "이대로 내년까지 가면 매출이 50% 이상 떨어져 폐업하는 상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이라며 "거대 공룡에 대응할 마땅한 아이디어도 없어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구도심 상권 대규모 주차타워 확보 △대형마트·백화점과 지역상권의 상생 방안 마련 △서민경제 활성화 직무교육 등이 대형 쇼핑몰 개점 대응책으로 거론됐으나,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역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동진>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