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롯데복합쇼핑몰이 9일 문을 열면서 지역상인들의 걱정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거대 공룡의 출현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상권이 초토화될 위기에 놓였다는 게 이들의 한 목소리다.

이에 앞서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경우 중·고가 위주의 상품으로 특정 고객층에 국한된 반면 롯데쇼핑몰은 저렴한 중·저가 상품 위주여서 지역상권 잠식력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성이 강한 젊은층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아우르는 타깃 설정과, 주차·편의시설 등 쇼핑 환경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롯데쇼핑몰 개점은 성안길을 비롯한 기존 지역상인들에겐 괴물과도 같은 존재다.

롯데쇼핑몰 개점에 따라 이날 충북도에서 마련한 청주 성안길 상점가 활성화대책 간담회에서도 지역상인들이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은 도심 공동화와 경기 침체, 현대백화점 오픈으로 가뜩이나 불황을 겪는 옛 도심 상권이 이번 롯데쇼핑몰 개점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롯데쇼핑몰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의 초토화가 우려되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아 지역상권의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구도심 상권 대규모 주차타워 확보 대형마트·백화점과 지역상권의 상생 방안 마련 서민경제 활성화 직무교육 등이 대형 쇼핑몰 개점 대응책으로 거론됐으나,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역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지역상인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선 충북도와 청주시 등 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상인들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롯데쇼핑몰이 자발적으로 지역상인들과 상생 방안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발적인 의무휴업 실시와 수익의 사회환원 등 지역정서와 부합되는 실천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윤리를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

롯데쇼핑몰의 매출이 커질수록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이 심화되는 만큼, 지역사회 환원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롯데쇼핑몰 개점에 따른 지역상인들의 우려와 불만도 헤아려 지역상인들과 협력체계를 구축,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지역상권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통해 지역경제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대기업인 롯데쇼핑몰이 돈말 벌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적 논리만 앞세운다면 지역주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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