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업자 ‘적자’… 운영 포기 반복
시 재정 압박 ‘혈세먹는 하마’ 불보듯
단체장 치적 쌓기에 시민들만 골병

 
 

제천은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온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 전국 약초생산의 30%, 황기유통 80%를 점하고 있는 한약재 생상과 유통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청풍명월의 산자수려한 지연환경과 더불어 산··연 한방산업 클러스터 구축, 생태치료와 휴양관광의 한방명의촌 등 산재한 한방자원을 통해 ‘WHO 건강도시로 선정되는 등 세계가 주목하는 한방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20109한방의재발견-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주제로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방산업 발전의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에 제천시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의 시너지를 창출함과 아울러 한방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제천한방엑스포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던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잇따라 운영을 포기, 513억원을 들여 만든 한방엑스포공원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동양일보는 한방엑스포공원의 조성과정과 현재 상황 등을 살펴보고 제천시의 대책과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알아봤다.엑스포공원조성사업 추진
제천시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제천시 왕암동 제2산업단지 일대 47278에 토지매입비를 포함, 513억원을 들여 한방엑스포공원을 만들었다.
국비 31억원과 도비 83억원을 제외한 비용(399억원)은 제천시가 마련했다.
엑스포공원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도입 및 약초해설사 배치로 한방문화의 이해증진과 전통의약의 소중한 가치전달 등을 할 수 있는 교육·문화·여가 등의 종합기능 공간으로 지었다.
한방생명과학관(6663), 국제발효박물관(2456), 약초허브전시판매장(2398), 공원박람회장(13124), 광장(14543), 문화시설(48415)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한방세계에 대한 체험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한방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한방생명과학관은 4D영상과 다양한 한방체험을 통해 우리의 신체, 질병의 역사, 한의약의 원리, 진단,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국제발효박물관은 발효식품의 유래와 효능을 통해 발효식품의 발전 방향을 알아보고, 현재 우리 실생활에 응용되는 세계 각국의 발효식품들과 발효의 방법·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약초판매장은 전국 3대 약령시의 하나인 제천 약초시장의 일부가 엑스포장으로 이전해 제천 약령시장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제천의 대표 한약재인 황기를 비롯한 우수한 한약재만 판매한다.
약초의 고장답게 제천의 각종 한방음식을 보여주고, 만들어 먹기도 하며 판매도 하는 등 건강한 한방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진 공간인 식문화체험관도 있다.
매년 9월 하순이 되면 한방바이오박람회를 개최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로 활기가 넘치고 우리 한방문화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제천시는 엑스포공원 업무추진을 위해 위탁업체를 선정,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시는 사업계획 수립, 보조금 교부경정 및 교부, 체험프로그램별 사업추진 상호협조, 프로그램운영 홍보, 사업추진 결과 보고서 검토 확인, 사업비 정산검사 등을 위탁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엑스포공원시설 수탁업체 운영권 반납
제천시가 한방의 세계화를 외치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한방엑스포공원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지난 1022일 한방엑스포공원 위탁운영업체인 ‘CU Green()’가 재정적자를 이유로 운영권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081~2015731일까지 한방엑스포공원 시설을 무상 위탁 운영키로 제천시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0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끝난 후 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이 줄어들면서 1인당 5000원의 입장 수입만으로는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운영권을 포기하고 말았다.
특히 지난 9월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를 10여일 앞두고 직원 7명이 임금 5개월 치를 받지 못했다며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이 회사를 임금체불 혐의로 집단진정서를 내고, 사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했다.
이 업체 직원들은 5개월 동안 개인 별로 4009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회사가 약속을 어기자 직원들이 집단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끝난 후 전국 공모를 통해 한방엑스포공원 위탁운영자로 선정됐던 S사도 활로를 모색하지 못하고 운영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제천시로부터 10억원이 넘는 운영보조금을 받았으나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운영을 포기했다.
위탁업체의 갑작스런 운영 포기로 제천시는 난감한 입장이다. 당초 이 업체는 제천시와 2015년까지 위탁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위탁 체결 당시 업체가 운영을 포기하면 60일 이전에 시에 미리 알려 다른 위탁 업체를 구하도록 했지만, 사전에 의견 조율이 없었다.
 
향후 대책 및 정상화 방안
한방엑스포공원은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이후 매년 9월 말 이 장소에서 7일간 열리는 한방바이오박람회 이외에는 별다른 활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한방엑스포공원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수도권 여행사와 업무협약(MOU)을 하고, 수학여행단 등 단체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기는 했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실제 지난해 관람객 135000여명 중 유료 관람객은 1만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국제행사를 유치한 뒤 혈세를 들여 지은 시설물들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만든 셈이다.
제천시는 그동안 위탁 운영해 오던 엑스포공원을 당분간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비상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시는 고심을 거듭한 끝에 비상운영을 대비해 예치한 사업이행보증권을 갖고 직접 비상운영 체제로 발 빠르게 대처하는 한편 제반 여건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시는 내달 초 다른 위탁운영 업체를 모집할 방침이다.
민간위탁운영자의 운영 포기에 따라 시는 새 위탁운영자가 나설 때까지 이 시설 운영을 직영 체제로 전환해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2번에 걸친 위탁자의 운영 포기로 새 위탁자를 찾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방엑스포공원은 시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련 전문가는 단체장들이 국비를 끌어왔다는 치적을 내세우려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지방에는 사업 성패를 엄밀하게 검증할 전문가도 없는 만큼 중앙정부가 좀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정상화 될 때까지 비상 운영에 들어갔으며, 이 회사의 직원 6명을 재고용해 새로운 수탁자가 결정될 때까지 시가 직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 회사가 가입한 사업이행보증보험(2억원)으로 밀린 전기요금과 임직원 급여 등을 해결할 계획이다.
그동안 운영업체의 불안정한 경영상황으로 의욕을 잃었던 근무자들을 다독이고 근무의욕을 높여 엑스포공원 시설 관람 환경은 한층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선 2억원의 보증보험금으로 현 업체의 경영진을 제외한 직원들을 고용승계하면 시설물에 대한 별도의 운영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화 방안으로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수탁자 모집(무상위탁)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수탁자 모집(2013년도 본예산이 확정된 후)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위탁(근거 운영조례) 등이며 시 재정 부담이 낮은 조건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수탁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비상 운영을 통해 엑스포공원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정상화 방안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천/장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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