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행복한 학교서 글 배워 시집발간

 

 

 

 

 

사진설명-80대 시골 할머니들이 발간한 시집.

 

한글을 배운지 4~5년 밖에 안되는 80대 시골 할머니들이 시집을 발간해 화제다.

옥천군 안내면주민자치센터가 운영하는 ‘행복한 학교(할머니 글방)’서 뒤늦게 한글을 깨우친 23명의 할머니들이 주인공.

시집에 담긴 127편의 시에는 글을 깨우친 즐거움과 자전적인 삶의 모습이 솔직 담백한 언어로 그려졌다.

이홍여 할머니는 ‘고마워유’라는 제목의 시에서 글을 깨우친 환희를 ‘독립의 기쁨’에 비유했다.

“2012년 2월 16일 안내 행복한 어머니학교 졸업식, 평생 못 배운 한에 증말 공부가 하고 싶었는데, 민병용 교장선생님 열 번, 백 번, 천 번 이 은혜 갚을 길 없네요. ‘고마워유’ 못 배워 애태우던 공부, 갖고 싶던 졸업장, 나이 74세 소원 풀었네요, 대한독립 만세가 절로 나오네요.”

윤옥분 할머니는 ‘눈뜨고’라는 작품에서 “칠십 년을 어둡게 살다. 더듬더듬 시를 지어보며 외로움 말끔히 씻어내니, 오늘 죽어도 한이 없어”라고 배움의 즐거움을 노래했다.

문학평론가 김순진씨는 “할머니들의 솔직한 필체가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며 “기교나 미사어구 대신 경험적 진실을 통해 쓴 작품이 고목나무에 꽃을 피웠다”고 극찬했다.

시를 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79.2세다.

이들이 글을 배운 ‘행복한 학교’는 2003년 `까막눈’ 할머니들의 한글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현재 70명이 ‘학생’으로 등록돼 있다.

<옥천/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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