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 근 취재부 기자

 

 

충북경찰이 조만간 예정된 총경급 승진인사를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방청 차별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경찰의 별이라 불리는 경무관 인사가 단행된 13일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팽배해졌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결과는 충청출신의 대거 약진. 12명의 승진자 중 충북출신이 4명이나 경무관에 올랐다.

이재열(청원)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 임호선(진천) 경찰청 쇄신기획단장, 강성채(제천) 경기 화성동부서장, 설용숙(보은) 대구청 경무과장 등이 승진 내정됐다.

박재진(충남 논산)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까지 합하면 충청권에서만 5명의 경무관이 탄생했다. 그밖에 영남 4, 호남 2, 제주 1명이 경무관을 달았다는 점을 보면 이번 인사는 충청권 경찰들에겐 경사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충북경찰의 경사로만 보기 힘들다. 승진자 대부분을 서울청과 본청 소속이 독식했다는 점 때문이다.

12명의 승진자 중 6명이 경찰청 소속이고, 3명은 서울청 소속이다. 지방청 소속은 3명에 불과하다. 설 과장의 경우에는 지역 출신이라기보다 여경안배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로 실제 지방청 소속은 2명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무관 서장이 이끄는 중심 경찰서의 연내 시행을 앞두고 당초 15명 안팎의 승진 인원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충북경찰은 충북 출신 경무관의 대거 탄생에 기뻐하면서도, 충북청 소속 2호 경무관이 무산된데 대한 약간의 실망감도 가지는 분위기다.

이어지는 총경 인사를 바라보는 충북경찰의 반응은 어둡다. 올해 총경 승진인원이 지난해(7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다 경무관 승진에서 충북출신이 대거 약진하며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마다 2명 이상의 들을 피어내는 다른 지방청을 볼 때마다 충북경찰의 억장은 무너진다. 지방청의 입장에서 경찰의 꽃을 피우는 건 경찰의 별을 띄우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라고 토로할 만도 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