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정치 테마주들의 거품이 꺼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0조원이 날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에서 대선 테마주로 알려진 134개 종목에 대해 작년 6월 이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6월 초 7조4167억원이었으나 테마주 과열과 함께 한때 최고 20조원 수준까지 급팽창했다.

이 기간 종목별로 주가가 최고치였을 때의 시총을 합하면 19조9634억원에 달했다. 이달 16일 종가 기준 시총 합계는 9조9759억원으로 최고치에 비해 9조9875억원이 감소했다. 테마주 거품 붕괴로 약 10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것이다.

해당 종목들의 시총 최저치 합계인 5조2071억원과 최고치를 비교하면 14조7563억원 차이를 보였다.

분석 대상 134곳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이번 대선과 관련된 인물이나 정책 연계성 및 풍문 등으로 주가가 급변하며 테마주로 꼽힌 종목들이다.

정치 테마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며 기승을 부렸다. 이번 분석에서는 이번 대선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해 이상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추이를 살펴봤다.

같은 기간 134개사의 주가 최고점을 최저점과 비교하면 평균 268.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 종목의 최저점 대비 상승률은 평균 98.59%였다.

테마주 소멸 등으로 주가가 내려가자 169.95%포인트에 해당하는 상승분을 반납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점 대비 상승률이 평균 100%에 가까운 상태여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충분하다.

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는 최저점 대비 3,146.15%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상승률이 981.54%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자리 공약 관련 테마주인 에스코넥은 1,109.75%까지 뛰었으나 현재는 저점 대비 620.34% 상승한 수준이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과 바른손은 각각 1,064.24%, 1,044.07%까지 치솟았다가 상승률이 767.37%, 306.78%로 내려앉았다.

그 외 우리들제약(816.44%), 미래산업(782.98%), 신일산업(770.08%), 안랩(752.80%) 등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무분별하게 테마주 투자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월 테마주 매매에 대해 분석한 결과, 손실액 대부분인 99.26%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파악됐다.

실적 등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투기적인 수요로 부풀려진 위험한 종목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금융당국의 각종 대책 등으로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가 많이 내렸지만 아직도 완전히 사그라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대선이 임박하자 후보 단일화 등을 둘러싸고 최근 다시 테마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계 당국이 제도 개선과 투자 경고 등으로 주의를 당부해왔고 투자자들도 테마주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거품이 많이 빠졌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많은 피해자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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