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지수 3년째 낮아져 기준점 아래로 추락

 

 

신용평가사가 매긴 대출 보유 가계의 건전성이 '위험단계'로 주저앉았다. 제때 빚을 갚지 못한 `불량 대출자'도 늘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19일 우리나라 대출 보유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가계신용시장 건전성 동행지수'가 3년 연속으로 떨어져 올해 1~6월 평균 99.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KCB가 가계신용시장의 성장성과 건전성을 평가하려고 2009년에 만들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발표하는 기존의 거시지표에 KCB의 개인신용시장지표를 결합해 산출한다. 개인대출 연체율에 동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수는 2010년 101.12, 2011년 100.49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6월 평균 99.84로 기준선을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대내외 경제 악화로 가계의 건전성이 하락국면에 접어들며 결국 기준선인 과거 5년 평균치보다 못한 수준으로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저신용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줄었다.

NICE신용평가정보 통계로는 저신용등급으로 분류되는 7~10등급이 모두 603만9071명으로 전체 4194만2831명의 14.4%다. 지난해 말 7~10등급 비중은 14.5%였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집계에서도 7~10등급자가 전체 4천77만8888명의 16.0%(652만4670명)로 지난해 말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개인 신용도가 다소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신용층을 중심으로 모든 등급에서 불량률이 증가한 탓이다.

불량률이란 최근 1년간 채무 불이행으로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3개월 넘게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이다.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빚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이 전년보다 0.26%포인트 오른 2.21%를 기록했다. 100명 중 2명은 3개월 이상 빚을 연체했다는 뜻이다.

불량률은 지난해 3월 2.07%로 2%대를 돌파하고서 같은 해 6월 2.12%, 9월 2.21% 등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특히 7등급은 5.44%에서 7.12%, 8등급은 8.16%에서 10.01%, 9등급은 12.41%에서 13.39%, 10등급은 30.91%에서 34.46%로 고신용층보다 불량률이 급증했다.

KCB는 저신용층 불량률이 7등급 8.40%, 8등급 11.56%, 9등급 23.38%, 10등급 56.68%로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과거 가계부채는 총량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몇몇 요소들의 질적 악화가 더 중요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상승이나 불량률 증가가 대표적 요소"라고 말했다.

변 실장은 "장기 불황으로 영세 자영업자나 '하우스푸어' 등 취약계층에 부담이 집중됐다. 이들이 무너지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 있다"며 "빚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을 과감히 채무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가계부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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