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내용 공개하며 극한 대치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간 단일화 경선룰 협상이 20일 거친 파열음을 내며 비틀거리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대외적으로 공표해온 것과 달리 19일 협상장에서 `통큰 양보'를 하지 않았다며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협상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렸다며 언론 플레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안 후보 측은 전날 여론조사와 공론조사를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지만 문 후보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가 지난 18일 안 후보 측이 결정하는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양보의 뜻을 밝혔지만 이 약속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제안하라고 해 제안했더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래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되고 있다"며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통큰 양보, 희생적 결단이 실무협상에서는 상이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쳐지는 것같아 안타깝다"며 "무엇을 양보했는가, 무엇을 양보받았는가 하는 얘기는 그만하는 것이 맞다. 일방적 양보를 원하지 않는다"고 문 후보의 양보론에 쐐기를 박았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의 공론조사 제안을 거부해 협상이 공전한 것처럼 나온 일부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협상팀원인 김기식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새벽에 배달된 한 신문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두 캠프 간 합의된 내용만 발표하기로 했지만 어제 협상내용 중 일부가 왜곡돼 언론에 알려진 점을 강력하게 항의한다"며 "그간 맏형으로서 하고픈 말이 있어도 꾹 참고 양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할 수 없다"고 협상내용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안 후보 측이 제시한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방식을 수용했지만 공론조사 실시를 위한 세부방안에서 수용하기 힘든 안을 제안하는 바람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우 단장의 반박했다. 협상 난항의 책임이 안 후보 측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안 후보 측 유 대변인은 즉각 브리핑을 실시해 "'여론조사+공론조사' 틀을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공론조사라는 말은 더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며 "이미 합의 중단된 내용을 공개하고 유리한 해석을 붙여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아닌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협상상황을 둘러싼 공방전이 벌어진 배경을 놓고서도 서로를 의심하며 불신의 눈길을 보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은 우리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공론조사 방식을 던져놓은 뒤 `문 후보 측이 못 받아서 할 수 없이 여론조사로 간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안 후보 측은 "그동안 언론에 문 후보가 국민경선, 안 후보가 여론조사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공론조사가 무산돼 여론조사만으로 방식이 결정되면 `문 후보가 통큰 양보를 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은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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