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과 증평군이 그동안 양군 통합 논란으로 빚어졌던 갈등에서 벗어나 화해 분위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양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은 지난 15일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 명칭 변경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이 같은 자리는 2003830일 증평군이 괴산군에서 분리해 지방자치단체로 승격한 이후 첫 만남이어서 자체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양 지역에 대화가 없었던 것은 2009년 임각수 괴산군수가 괴산·증평 통합을 제의하자 격렬한 찬반 논쟁이 시작된 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두 차례 통합 찬반 여론조사를 가졌지만 증평군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작됐다.

결국 통합자체는 무산이 돼버렸고 이후 자치단체장이나 사회단체 등 그 어떤 곳에서도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하는 일은 일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양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의 첫 만남은 주목을 끌만 했다

청원군 오창읍 이장단협의회가 한국도로공사에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을 북오창 나들목으로 명칭을 바꿔 달라고 건의한 것과 관련해 증평군 사회단체가 괴산군 사회단체에 공동 대응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증평나들목 이용 차량은 하루 평균 18000여대로 이 가운데 90가 넘는 16500여대가 증평은 물론 괴산 방면으로 진·출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증평 나들목은 198881일 증평군이 괴산군에 속해 있을 때 개통했고 이곳을 이용하는 외지인들의 차량 상당수가 산막이 옛길과 화양구곡 등 괴산지역 관광지를 찾고 있다. 이런 문제점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증평 사회단체 대표들의 건의에 괴산군 사회단체 대표들이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는 의사표시를 내비쳤다.

이번 첫 만남에서 예전 한 행정구역이었던 양 지역이 이웃사촌 관계로 서로 왕래하고 소통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처럼 양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의 이번 만남을 계기로 향후 관계 개선을 어떻게 풀어갈지 지역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증평군이 괴산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1431일 괴산군, 연풍군, 청안군 3개 군이 통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증평군은 19901231일 증평읍과 도안면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충북도 증평출장소 설치로 행정 업무는 분리했으나 행정구역은 괴산군에 속해 있었다. 증평지역 주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출장소 체제에서 지방자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끝에 2003년 국회의원 입법 방식을 통해 자치단체를 만들게 됐다. 이후 양 지역이 분리되면서 지금까지 대화는 물론이고 문화·예술·체육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교류가 전혀 없었고 아예 그런 분위기를 만들 만한 계기도 마련되지 못했다.

이번 첫 대화의 물꼬를 계기로 양 지역이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뿐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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