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 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워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 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시집 ‘내 몸에 우주가 손을 넣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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